경험을 쌓을수록 경기력이 매년 탄탄해지고 있다. 프로생활 초반은 ‘성장 가능성’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지난 2017년 에버8 위너스에서 데뷔한 ‘기인’ 김기인은 폭발적인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으나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하면서 ‘미완의 대기’에 머물렀다.
이후 아프리카로 이적한 김기인은 기량이 만개하면서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게임을 주름잡는 김기인의 활약에 팬들이 붙인 별명은 이름을 본딴 ‘71인분’이다. 게임에 영향력이 낮은 탑 포지션임에도 경이로운 실력으로 소환사의 협곡을 지배한 김기인은 아프리카의 크랙 롤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팀 전략의 중심이 됐다.
팀의 인게임 리더가 된 김기인은 ‘2019 LOL KeSPA컵(이하 KeSPA컵)’에서 더욱 발전한 실력을 선보였다. 항상 먼저 움직여 이득을 따내는 김기인 앞에 드래곤X 선수들은 낙엽처럼 쓰러졌다. 이에 지난 4일 드래곤X와 대결한 현장에도 등장했던 ‘71인분’ 밈에 대해 김기인은 다소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기분 좋은 별명인데,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매우 플레이가 뛰어나다는 별명인 것 같다. 부담스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지만 팬들이 좋게 봐줘 기쁘다. 자극 받아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이렇게 매 경기 좋은 플레이를 선보이기 위해 실력을 가다듬고 있는 김기인은 2019 KeSPA컵 결승전 진출에 대해 자신의 ‘판 짜기’ 보다 팀의 탄탄한 경기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김기인은 “한타 포지셔닝은 나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며 “나의 위치 선정은 팀원들이 상황을 좋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다. 팀을 믿고 경기 방향을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상 팀의 승리를 먼저 생각하고 있는 김기인은 아쉽게 실패한 ‘펜타킬’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4강전 3세트서 김기인의 카밀은 쿼드라킬을 기록해 ‘온플릭’ 김장겸에 이어 2020년 두번째 ‘펜타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김기인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었지만 게임을 끝내자는 팀적인 오더가 있었다”며 “아쉬운 마음도 있다. 그러나 팀의 승리가 우선이다”고 전했다.
샌드박스를 맞아 김기인은 우승을 위한 포인트로 ‘팀워크’를 꼽았다. 김기인은 “내가 상대할 ‘써밋’ 박우태 선수는 같이 게임을 많이 해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며 “최대한 실수를 줄이기 위해 결승전 시작 전까지 팀 호흡을 완벽하게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김기인은 “1년 만의 결승전인데, 재미있게 게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우승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