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정글 첫 펜타킬 ‘온플릭’ 김장겸, “기억 남을 만한 경기”
OSEN 임재형 기자
발행 2020.01.04 08: 20

 적들을 혼자 쓸어 담을 때 붙여지는 칭호인 ‘펜타킬(Penta Kill)’은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에서 달성하기 어려운 개인 기록이다. 최대 10인이 격돌하는 난전 속에서 한명의 플레이어가 모든 적들을 쓸어 담기 위해선 실력, 운을 모두 겸비해야 한다. 상황이 완벽하더라도 같은 팀의 실수로 인해 ‘펜타킬’을 차지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이처럼 ‘펜타킬’은 얻기 힘든 기록(LCK 기준 매년 평균 4.3명 달성)이지만 달성하기 유리한 포지션은 있다. 원거리 딜러들이 주로 ‘펜타킬’ 타이틀을 꿰차는데, 이는 포지션의 속성에 기인한다. 후반 전투력에 초점을 맞춰 성장하는 원거리 딜러들은 긴 전투에 능하며, 적들을 쓸어 담을 환경에 자주 노출된다. 55회의 ‘펜타킬’ 중 원거리 딜러 선수들은 절반이 넘는 34회를 차지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대회에 참여한 선수 중 정글러 포지션에서 첫 ‘펜타킬’을 기록한 ‘온플릭’ 김장겸의 사례는 매우 특별하다. 김장겸은 지난 3일 오후 울산 남구 KBS 울산홀에서 열린 ‘2019 LOL KeSPA컵(이하 KeSPA컵) T1과 4강전 4세트서 올라프로 ‘펜타킬’을 달성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장겸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기록이 눈앞에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장겸에 따르면 샌드박스는 ‘이길 수 있다’는 판단 하에 한타에 돌입했지만, ‘레오’ 한겨레의 미스 포춘이 무려 3명에게 협공 당하며 위기에 몰렸다. 김장겸은 “패배의 기운이 맴돌아도 어쩔 수 없었다. 앞라인인 내가 치고나가야 했다”고 말했다.
위험한 순간이었으나 샌드박스는 한겨레의 기지에 한타 대승의 원동력을 얻었다. 한겨레의 미스 포춘은 쓰러지는 와중에 끝까지 적들에게 공세를 퍼부어 김장겸에게 밥상을 마련했다. 김장겸은 “싸우다 보니 노틸러스, 자야가 남더라”고 운을 떼며 “텔레포트를 사용해 도망가던 노틸러스를 처리하자 ‘펜타킬’ 기록이 눈앞에 있었다. 박진성 선수가 이후 한타를 위해 점멸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도 운이 좋게 도움이 됐다. 여러모로 기억에 남을만 한 경기다”고 전했다.
4세트서 대기록을 세운 김장겸이지만 경기력은 하루종일 돋보였다. 적의 움직임을 읽는 완벽한 ‘판 짜기’로 T1의 4강 진출 공신인 ‘커즈’ 문우찬을 단단히 묶었다. 이러한 김장겸의 날카로운 플레이 비결은 ‘자신감’과 ‘빠른 판단'이다. 김장겸은 “상체(탑-미드) 라인의 상성 파악과 교전 능력은 자신있다”며 “특히 2, 4세트처럼 유리할때는 판단이 빨라지는 것 같다. 우리 팀의 라이너와 내가 주도적으로 플레이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전투를 자주 유도했다”고 밝혔다.
이번 KeSPA컵에서 최고의 폼을 선보이고 있는 김장겸은 “아직 나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최종 승리까지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장겸은 “탑-미드 쪽은 자신있지만 봇 라인은 지금도 어렵다. 팀워크 점수는 10점 만점에 7점 주고 싶다”며 “실력 보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 생활 처음으로 결승전에 가게 됐는데, 실감이 안난다”며 “첫 결승전 무대가 기대된다. 내 플레이에 집중해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lisc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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