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x박정민x정해인x염정아 '시동', 웹툰 잘 살린 캐릭터의 향연[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2.21 10: 35

 ‘시동’이 ‘백두산’의 폭발력에 다소 오그라들었지만, 실관람객들의 영화를 향한 반응은 뜨겁다.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마동석과 박정민, 정해인, 염정아, 김종수, 윤경호가 캐릭터에 푹 빠진 연기로 상영 내내 웃음소리 나게 만들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가족애와 동료애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해서다. 웹툰을 잘 살린 캐릭터들의 향연이 러닝타임 102분을 꽉 채웠다.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 제공배급 NEW, 제작 외유내강)은 동명의 웹툰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전작 ‘글로리 데이’(2016)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최정열 감독이 조금산 작가의 웹툰을 인상깊게 보고 ‘엑시트’(2019), ‘베테랑’(2015) 등을 만든 제작사 외유내강과 의기투합해 영화화에 착수했다.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사진
‘시동’은 반항하는 고교 자퇴생 고택일(박정민 분)과 우상필(정해인 분)의 일상을 통해 청소년들의 방황과 좌절을 그린다. 두 아이가 학교와 집을 뛰쳐나와 어른들의 세계를 미리 경험하면서 그 과정에서 알게 되는 깨달음을 담았다. 한마디로 우정과 가족, 더 나아가 자신이 살면서 집중해야 할 일에 대해 조언해주는 작품이다. 그렇다고 해서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의 위치에서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 일명 ‘꼰대질’을 하는 것은 아니다. 
나이와 성별, 지위 고하를 떠나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어디인가, 살면서 즐겁게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잠시나마 마련해준다.
원작 웹툰에서는 미성년 성매매, 불법 철거, 조직폭력배 등 갖가지 사회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해 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풍긴다. 그러나 영화는 이를 걷어 내고 코미디에 무게를 실어 보는 내내 기분 좋은 유쾌함을 전한다.
영화 스틸사진
반항아 택일과 상필의 현실적인 감정 묘사, 감독의 담백한 연출, 거칠지만 밀도 있고 따뜻한 장면이 우리 시대 청춘의 불안정한 심리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웹툰을 잘 간추린 최정열 감독의 센스가 돋보여 생동감 넘치는 재미를 안긴다. 
무엇보다 단발머리 주방장 이거석으로 변신한 마동석과 샛노란 머리로 탈색해 택일의 허세를 어리숙하게 표현한 박정민의 케미스트리가 웃음의 반 이상을 책임진다. 두 사람이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적 없는 다채로운 표정 연기로 배우로서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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