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이겨야 되는 경기. 벤투호가 일본을 잡고 동아시안컵 3연패를 달성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18일 오후 7시 30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일본 축구 대표팀을 상대로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3차전서 황인범의 골든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두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한국은 3승으로 일본(2승 1패)를 제치고 2015년, 2017년에 이어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또한 동아시안컵 남자부 대회 역사상 첫 개최국 우승이다. 벤투호는 역대 한일적 맞대결도 79전 42승 23무 14패로 격차를 벌렸다. 또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홈에서 열린 한일전서 승리를 거뒀다.

이날도 벤투호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대표팀이 지금까지 꾸준하게 사용했던 4-2-3-1로 나섰다. 최전방에 이정협, 2선에서는 김인성-황인범-나상호가 지원했다. 중원은 주세종-손준호가 구축했다. 포백은 김진수-김민재-김영권-김태환이 형성했다. 선발 골키퍼는 김승규.
벤치에서는 박주호, 김보경, 문선민, 구성윤, 한승규, 이영재, 권경원, 조현우, 윤일록, 박지수가 대기한다. 김승대와 김문환은 부상으로 명단서 제외됐다.

전반 시작부터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한국과 일본은 중원부터 적극적으로 치고 받았다. 양 팀 모두 이전 경기와 다른 정신력으로 경기에 임했다.
한국이 점점 주도권을 잡았다. 김인성과 김태환의 오른쪽 측면이 압도적인 스피드를 살려 일본의 혼을 나가게 했다. 전반 8분 김인성이 돌파 이후 코너킥을 만들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주세종이 올린 것을 김민재가 그대로 위협적인 헤더로 연결한 것이 골대를 맞고 무산됐다. 재차 시도한 코너킥 공격도 위협적이었다. 벤투호의 빠른 방향 전환으로 일본의 조직력이 살아나지 않았다.
한국은 손준호와 주세종, 황인범의 중원이 꾸준히 상대를 압박했다. 전반 14분 오랜만에 공격에 나선 일본은 스즈키 무사시가 슈팅을 날린 것이 골문을 벗어났다.
계속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경기했다. 한국은 다시 연달아 코너킥 상황을 시도하며 선제골을 노렸다. 벤투호의 스피드있는 다이렉트 플레이가 이어졌다.
전반 20분 한국은 좋은 위치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황인범이 직접 다이렉트로 골문을 노렸으나 허공을 향했다. 경기 중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전반 22분 일본의 엔도 케이타가 김인성의 발목을 걷어찼다.

한국은 전반 24분 김민재가 상대 공격을 차단한 이후 한 번의 롱패스로 역습에 나섰다. 김인성과 나상호가 스피드로 코너킥까지 연결했다. 이어진 찬스서 일본 수비수가 걷어내던 것이 골대를 맞았다.
몰아치던 한국이 결국 선제골을 만들었다. 전반 28분 김진수의 패스를 받은 황인범이 한 차례 페이크 동작으로 상대 수비수를 속인 다음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0-1로 뒤지자 일본이 공격적으로 치고왔다. 전반 32분 일본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주세종이 끝까지 따라 붙어 상대를 저지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수비에서 한 건 해준 주세종은 전반 35분 프리킥 상황에서 정확하게 공을 올렸으나 아쉽게도 슈팅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일본은 전반 36분 연달아 좋은 득짐 기회를 잡았으나 한국 선수들의 육탄 수비에 연달아 무산됐다.
일본의 반격을 넘긴 한국은 한층 안정적인 운영으로 일본을 괴롭혔다. 전반 43분 김민재가 깔끔한 태클로 일본의 역습을 막아냈다. 전반은 그대로 한국이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도 마찬가지 흐름이었다.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일본이 반격하는 형식이었다. 한국은 후반 8분 최전방 원톱 이정협이 옐로 카드를 받았다. 시간이 흐르자 일본이 점점 라인을 올리기 시작했다.
기세를 탄 일본은 후반 16분 미드필더 이데구치 요스케를 투입하며 추격을 강화했다. 한국은 후반 22분 김진수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직접 헤더를 날렸으나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일본이 주도권을 잡았으나 한국의 중원과 수비가 단단하게 버텼다. 중원의 압박을 이겨내면 날아오는 포백 라인의 육탄 수비 앞에 일본의 공격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후반 27분 김인서 대신 문선민을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한국은 후반 32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정협이 마무리하지 못하며 탄식을 자아냈다.
후반 33분 김진수가 왼쪽 중앙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 오른쪽을 벗어났다. 일본과 한국은 골을 위해 치고 받으며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김민재가 후반 36분 상대 선수와 충돌로 쓰러졌으나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일본은 후반 39분 하타나카 신노스케가 직접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김승규의 몸을 날린 선방에 막혔다. 재차 슈팅도 수비수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수비 라인은 남다른 집중력으로 일본의 막바지 공세를 모두 저지했다. 경기는 그대로 1-0 승리로 끝나며 한국의 대회 3연패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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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