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입학한 중국 명문대 푸단대학교(Fudan University , 復旦大學)를 자퇴하고 꿋꿋하게 배우의 길을 걷는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연기에 대한 확신을 얻은 배우 김영대의 이야기다.
김영대는 25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서 OSEN과 만났다.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오남주 역으로 출연한 그는 여전히 작품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는 인기 웹툰 '어쩌다 발견한 7월'을 원작으로 삼아 각색된 드라마다. 만화 속 캐릭터들이 자아를 찾아가며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이뤄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장르물이 주를 이루는 최근 드라마 시장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학원 로맨스로 1020 청춘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다.
![[사진=OSEN 손용호 기자] 배우 김영대가 OSEN과의 인터뷰에서 '어쩌다 발견한 하루' 출연 소감을 밝혔다. /spjj@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25/201911251611770902_5ddb863fee6f2.jpg)
이 가운데 김영대는 극 중 만화 '비밀'의 남자 주인공이자 스리고등학교 일인자인 오남주 역으로 등장했다. 이에 그는 백경 역의 이재욱, 이도화 역의 정건주를 비롯해 하루 역의 로운, 진미채 역의 이태리 등과 함께 'A3(Amazing3)'로 불리며 여심을 사로잡았다. 2017년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 특별판으로 데뷔한 지 2년째에 드라마의 주연으로 시청자 앞에 선 것이다.
이와 관련 김영대는 "마지막 촬영할 때까지만 해도 실감이 잘 안 났다. 마지막 방송 보니까 '진짜 다 끝났구나'라고 생각했고, 종방연이 끝난 뒤에야 '아, 다 끝났다'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엔 시원했는데 끝나고 나니 아쉬웠다. 촬영 스태프 분들이랑도 정이 많이 들었고, 배우들이랑도 친해서 많이 아쉬웠다"며 "작품 마지막에 스리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것으로 끝났는데 저 역시 정말로 '어하루'를 졸업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사진=OSEN 손용호 기자] 배우 김영대. /spjj@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25/201911251611770902_5ddb864057f22.jpg)
그도 그럴 것이, 하이틴 로맨스 장르의 드라마인 만큼 김영대를 비롯한 배우들 대부분이 비슷 한 나이로 친밀하게 소통했다. 김영대는 "다들 또래다 보니 현장에서 항상 얘기도 나누고 편하게 상의하면서 장면을 다채롭게 꾸며냈다. 나중엔 감독님이 '잠깐 틈이 생기니까 너희끼리 짜 봐'라고 얘기하셨고 정말 저희끼리 후딱 한 장면을 짜 가기도 했다"며 웃었다.
특히 김영대는 "'어깨 춤' 장면이 그렇게 완성됐다. 대본에 어깨를 흔들라는 지시가 있긴 했는데 원래는 리듬만 타는 정도였다. 그런데 즉석에서 어깨를 흔들어보자고 이야기가 나오면서 춤까지 추게 됐다"고 했다. 또한 "수영장 장면에서도 원래는 다이빙 대까지만 서고 대역 분들이 해주시는 거였는데 마침 제가 수영도 할 줄 알고, 감독님이 '한번 뛰어보자'고 하셔서 정말 뛰어봤다. 막상 뛰고 보니 잘 뛰어서 수중 턴 같은 장면을 빼고는 대역 없이 갔다"고 밝혔다. 그는 "그때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찍고 다음 날 치킨, 피자 같은 걸 폭식했는데도 2kg가 빠졌다. 체감하진 못했는데 그만큼 힘들었던 것 같다. 그 장면을 자세히 보면 제가 뛴 동작이 보인다"며 혀를 내둘렀다.
극 중 만화적인 설정을 소화한다는 점도 배우들에겐 어려운 점 중 하나였다. '쉐도우', '스테이지' 등 원작 웹툰의 설정을 차용한 부분도 마냥 쉽지만은 않았단다. 김영대는 "오남주의 감정에는 설명이나 이유가 없다. 그냥 만화 주인공이니까 여자 주인공을 좋아하게 되는 식이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남주가 어떤 과정을 갖고 있을까' 하고 혼자 생각하고 궁리했다. 그런 걸 먼저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많이 생각해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오남주가 남들 앞에서 '선언'도 많이 하지 않나. 정말 솔직한 친구, 자기 감정에 솔직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물론 주위에서 친구들은 그런 만화적인 설정들을 '오글거린다'고 보기 힘들어하기도 했다. 저를 보고 '네가 저런 말을 한다고?'하는 식이었다"며 웃었다. 또한 "그래도 저는 오남주를 많이 아꼈다. 속으로 '왜 이렇게 말하지?'라고 생각하는 순간도 있었는데 나중엔 이해할 수 있었다"며 만화적인 캐릭터 설정에 대한 비화와 애착을 동시에 드러냈다.
![[사진=OSEN 손용호 기자] 배우 김영대. /spjj@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25/201911251611770902_5ddb8640b45b2.jpg)
이처럼 한 명의 주연 캐릭터로 시청자 앞에 인정받기까지, 김영대에게 연기와 드라마는 모두 익숙한 세계는 아니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명문대학교인 푸단대학교에서 상업무역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던 것. 1학년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왔던 그는 우연한 기회로 현재 소속사 대표를 만나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김영대는 "처음 이 일을 결심한 때는 공부에 대한 회의감이 컸을 때였다. 그리고 새로운 분야에 대한 욕심도 들었다. 막연히 졸업하고 '취직'만 생각하고 있다가 전혀 접해보지 못한 세계가 우연히 찾아와서 신기했다. '일단 한 번 해볼까?'하는 도전정신이 컸다"고 데뷔 당시를 회상했다.
무엇보다 그는 "처음에는 부모님이 반대를 많이 하셔서 '2년만 해보겠다'고 설득했다. 그런데 2년이 끝나갈 무렵인 최근에 '어하루'를 만났다. 이제는 부모님이 누구보다 더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다"며 보람을 드러냈다. 나중에는 '럭키', '완벽한 타인', '봉오동 전투' 등 매 작품마다 변신하면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선배 연기자 유해진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
끝으로 김영대는 "여전히 연기는 쉽지 않고, 배우로 발전할 부분도 많고 공부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럼에도 그는 "어차피 어떤 길을 가도 쉽지 않다면 기왕이면 조금 더 재미있고 의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며 배우로서 의지를 빛냈다.
좋아하는 작품은 몇 번이고 돌려보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김영대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고등학교를 꼬박 중국 기숙사에서 생활할 때까지만 해도 그 역시 어렵게 들어간 푸단대학교를 자퇴하고 배우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터다. 그만큼 예측 불가능한 우연 속에 김영대가 얼마나 강한 의지로 자신만의 발자취를 남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