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업 2중대' 꾸린 한국, 중심타선 부진도 걱정 없는 이유 [프리미어12]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11.07 12: 02

박병호가 부진하고 최정은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했다. 그리고 클린업 트리오도 해결하지 못했다. 한국은 걱정이 없었다. 사실상 2개의 클린업 트리오를 운영할 수 있는 한국의 슈퍼스타 라인업은 상대를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한국은 지난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서울 오프닝라운드 C조 호주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슈퍼라운드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귀중한 1승을 거뒀다. 
한국의 첫 경기 승리는, 마운드에서 선발 양현종의 역투 뿐만 아니라 하위타선에서 적재적소에서 해결을 하는 장면들이 연출되면서 초반부터 경기를 손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이날 3~5번 중심 타선이 10타수 2안타 4볼넷을 기록했던 반면, 6~9번 하위 타선에서는 14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하위 타선에서만 5점 중 4점이 만들어졌다.

2회말 1사 2루에서 한국 김현수가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jpnews@osen.co.kr

한국은 박민우-김하성의 테이블세터, 그리고 이정후-박병호-김재환의 클린업 트리오로 상위 타선을 꾸렸다. 6번부터는 양의지-김현수-민병헌-허경민이 포진했다. 중심타선 못지 않게 하위타선에 중량감이 실렸다.
결국 이러한 중량감은 2회말 빛을 발위했다. 선두타자 김재환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양의지의 3루수 땅볼로 1사 2루 기회를 만들었고 김현수가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이후 민병헌이 좌측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2루타를 쏘아 올리면서 추가점을 만들었다. 2-0의 리드를 잡은 한국은 이후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수월했다. 
3회말 김하성의 볼넷 이후 이정후의 2루타와 상대 실책이 곁들여지면서 1점을 더 달아났다. 승부에 쐐기를 박을 수 있었던 6회에도 하위타선에서 해결 역량이 나왔다. 6회말 선두타자 김재환이 역시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김현수의 중전안타로 득점권 기회가 만들어졌다. 1사 1,2루에서 민병헌이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로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지만 9번 타순의 허경민이 적시타를 터뜨리며 4-0의 쐐기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8회에도 2사 후 허경민 사구부터 시작된 2사 만루 기회에서 이정후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5-0으로 승부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단기전에서는 한 경기 한 경기, 그리고 기회 하나 하나가 소중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점수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점수가 만들어져야 경기도 술술 풀어갈 수 있다. 그렇기에 중심타선의 몫을 하위타선에서도 해줄 수 있다는 것은 큰 강점으로 다가온다. 이날 한국 하위타선에 포진한 선수들은 모두 소속팀에서 중심타자 노릇을 하고 하고 있는 선수들. 김현수는 국제대회 터줏대감으로 타선의 에이스 역할을 했고, 민병헌도 국제대회만 나오면 펄펄 날아다니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사실상 중심 타선이 2개로 돌아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 역시 첫 경기 호주전 승인을 되돌아보며, “대표팀은 하위타순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위 타선에서 좋은 타점을 올려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4번 타자 박병호가 5타수 무안타 3삼진 부진을 거듭했음에도 그는 “오늘 박병호가 못 쳤지만 다른 선수가 쳐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하며 클린업 트리오의 부진과 부담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음을 언급했다. 
첫 경기부터 술술 풀었다. 클린업 트리오 2개를 꾸릴 수 있는 한국의 강점이 이번 프리미어12 대회, 한국의 강점으로 다가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jhrae@osen.co.kr
2회말 1사 1루 한국 민병헌이 적시 2루타를 때려낸 뒤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