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공작' 황정민♥이성민, '투민'의 남북 브로맨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8.18 10: 40

 전직 정보사 장교가 대북 사업가로 위장해 북한 권력 실세들에게 접근한다. 수년에 걸친 ‘공작’ 끝에 북한 최고 권력층 내부로 잠입하는 데 성공한 박석영(황정민 분). 그러나 뜻하지 않은 일, 예상 밖 거래들이 펼쳐지면서 석영은 갈등에 빠진다.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사나이픽처스 영화사 월광)은 실존 인물인 북파 공작원 ‘흑금성’ 박채서 씨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겼다. 석영과 리명운(이성민 분), 최학성(조진웅 분), 정무택(주지훈 분) 등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치열한 심리전은 남북이 첩보전을 펼쳤던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를 생생하게 담았다.
북한의 핵개발로 한번도의 정세가 위태롭던 1990년대 초반 석영은 북핵 위기를 막기 위해 국가안전기획부 해외파트 학성이 제안한 대북 공작을 수락한다. 석영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을 부여 받고 대북 사업가로 신분을 세탁한다. 일부러 도박과 술에 빠진 정황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의 의심을 키우지 않았다.

석영의 목표는 중국 베이징에 주재하면서 북한의 외화벌이를 책임지고 있는 대외경제위 처장 명운에게 접촉하는 것. 그와 만나야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일(기주봉 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명운은 석영의 사업 제안을 받아들이려 하지만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무택은 석영의 신분과 계획을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런 와중에 안기부는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대중 대통령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북풍 작전을 펼친다. 석영은 남북 고위층의 거래를 알고 고민에 빠진다.
‘공작’은 기존의 첩보물과 달리 총칼 액션 하나 없이 인물들의 대화만으로도 숨 막히는 긴장감을 조성한다. 현란한 액션이 아닌, 서로가 서로의 신뢰를 얻기 위해 현란한 말과 눈빛 을 교환하는 첩보 스릴러인 것이다. 심리 첩보전인 ‘공작’은 방대한 정치사회적 지식을 포함하고 있는데, 말을 통해 하나하나 설명하는 게 아닌 인물들의 행동이나 배경으로 녹여내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대중성과 흥행성을 겸비한 배우 황정민이 흑금성 역을 맡아 열연한 가운데, 북 최고층 리명운 역은 드라마-영화를 넘나들며 전 장르를 섭렵한 이성민이 소화했다. 적국이라는 건널 수 없는 남과 북 사이의 경계를 넘는 두 사람의 브로맨스는 마지막까지 관객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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