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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레이시아] '카잔 기적' 떠올리게 만든 '반둥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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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 '반둥 쇼크'는 '카잔 기적'의 역발상이라 할만 했다. 그만큼 비슷했고 충격적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E조 조별리그 2차전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로써 1승1패(승점3)를 기록한 한국은 말레이시아(2승, 승점6)에 이어 조 2위로 내려앉았다. 이제 '조 1위와 16강행 조기 확정'을 말레이시아에 내준 한국은 이제 조 2위를 노려야 할 판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바레인을 6-0으로 대파했다. 손흥민을 투입하지 않고도 폭발적인 골 감각을 뽐냈다. 아시아 최고다운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를 맞아서는 시작부터 휘청했다. 전반 5분만에 수비진의 실수로 선제골을 내줘야 했다. 전반 종료직전에는 추가골까지 얻어맞으며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충격적인 패배였다. 말레이시아는 디펜딩 챔프인 한국을 맞아 선수비수 후 역습을 노렸다. 바짝 골문 앞을 조이고 있다가 기회가 생기면 스피드를 앞세워 뒷공간을 파고 들었다.

마치 한국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 독일과 오버랩 됐다. 당시 1승1패를 기록 중이던 독일은 한국에 승리할 경우 16강을 확정지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분위기는 디펜딩 챔프인 독일이 한국을 상대로 과연 몇 점차로 이길지에 초점이 모아졌다. 독일은 한국을 제물로 16강에 올라 다시 전열을 가다듬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한국의 2-0 승리였다. 전 세계가 경악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월드컵 사상 처음 독일을 이긴 아시아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 카잔 스타디움에서 거둔 '카잔의 기적'이었다.

독일은 월드컵 사상 80년만에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독일이 조별리그 탈락 후 한국을 방심한 결과라며 혹평을 들어야만 했다. 반면 한국은 16강에서 탈락하고도 세계 최고를 꺾었다는 칭송을 받으며 퇴장할 수 있었다. 

이날 한국도 그날 독일이 한국을 상대했던 것처럼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여유를 부렸다. 바레인전과 비교해 6명을 선발 라인업에 내세웠다. 

결국 한국의 조직력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공격에서는 유효슈팅이 단 2개에 불과했다. 말레이시아가 3개를 기록했으니 실속이 없는 공격이었다. 특히 수비는 이쪽저쪽에서 헤매기 바빴다. 

그 결과 한국은 지난 1974년 테헤란 대회에서 2-3 패배 이후 44년 만에 말레이시아에 당한 충격패였다. 올림픽 대표팀간 경기에서는 지난 2010년 7월 25일 0-1로 패한 후 8년만에 처음 말레이시아에 고배를 들었다. 

그래도 한국이 다행인 것은 다음 경기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다음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최소 비길 경우 조 2위로 16강에 오르게 된다. 독일은 마지막 경기였다는 점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였다. 하지만 한국은 이것이 예방주사가 돼 금메달의 밑거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letmeout@osen.co.kr

[사진] 반둥(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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