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반둥 참사' 손흥민, "창피하다...많은 책임감 느껴"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8.18 00: 04

 "솔직히 얘기해서 창피하다. 나도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밤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대회 조별리그 2차전서 황의조가 후반 막판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1-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 1패를 기록하며 말레이시아(2승)에 이어 조 2위로 밀려났다. 한국은 오는 20일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있어 16강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은 아껴두었던 손흥민(토트넘) 카드를 후반 12분 꺼내들었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의욕적으로 경기에 임했지만 말레이시아의 텐백 수비와 침대축구에 막혀 충격패를 맛봤다.
'주장' 손흥민은 책임을 통감했다. 그는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서 "솔직히 얘기해서 창피하다. 소집 뒤 바로 선수들에게 '방심하면 큰일난다'라고 얘기했는데 선수들이 '이 팀쯤이야'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나도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손흥민과 일문일답.
-2골 뒤진 상황서 나왔는데.
▲0-2로 지고 있는 상황서 선수들이 상당히 처져서 공간이 많이 없었다. 최대한 연계하며 공간을 만들려고 했다. 다른 선수들도 나도 조금 조급했다.
-1차전과 비교해 6명이 바뀌어 발이 맞지 않았다.
▲선수들이 초반에 실점해서 당황했다. 어린 선수들인데 경기장서 컨트롤한 선수가 없어 아쉬웠다. 나도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선수가 나오든 로테이션을 하든 우리는 20명이 한 배를 탔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보다는 다같은 생각을 갖고 경기에 나갔으면 좋겠다. 충분히 반성해야 한다.
-컨디션은.
▲특별히 이상 있는 부분은 없다. 감독님과 의논해야겠지만 다음 경기부터는 경기에 (선발)출전하려고 할 것이다.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 
-월드컵서 세계를 놀라게 했고, 지금은 반대 상황인데 느낌은.
▲솔직히 얘기해서 창피하다. 소집 뒤 바로 선수들에게 '방심하면 큰일난다'라고 얘기했는데 선수들이 '이 팀쯤이야'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초반에 실점한 뒤 선수들이 당황했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과 다시 한 번 많이 얘기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상당히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질책할 것인가 다독일 것인가.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두 가지 다 필요하다. 이젠 다들 성인이고 프로팀에서 축구하는 선수들이다. 언제까지나 다독일 수는 없다. 나도 많은 주장 형들이 하는 걸 봐왔다. 가끔은 병도 주고 가끔은 약을 주는 게 정확하다. 가끔은 격려가 필요하지만 지금은 따끔한 지적도 필요할 때다./dolyng@osen.co.kr
[사진] 반둥(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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