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상병 강하늘·지창욱x이병 김성규..계급장 떼고 '신흥무관학교'에 올인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08.14 16: 50

"즐겁게 연습하고 있습니다"
군복을 입었지만 무대에 오르는 마음은 뼛 속까지 배우다. 그래서 잠시 계급장을 떼고 동료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향해 똑같이 애정을 쏟고 있다. 군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를 함께 만들고 있는 상병 지창욱, 상병 강하늘, 이병 김성규가 그렇다. 
'신흥무관학교'는 제70주년 국군의 날 기념해 육군과 제작사 쇼노트가 창작한 뮤지컬이다. 1907년부터 1920년까지 항일 독립 전쟁의 선봉에 섰던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이름없는 장병들이 청춘을 나라에 바쳤던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내년이 3.1운동 100주년이라 일회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내년까지 전국투어로 이어질 계획이다.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있는 육군회관 태극홀에서 '신흥무관학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육군이 각 부대에 오디션 공지를 내려 현역 장병들의 참여를 이끈 만큼 30명이 넘는 앙상블도 같이 참석했고 주연을 맡은 지창욱, 강하늘, 김성규가 가운데에 자리했다. 
지창욱은 경술국치에 자결한 유생의 아들이자 신흥무관학교 학생 동규를 맡았다. 강하늘은 독립운동가 이회영이 거둬 키운 신흥무관학교 학생 팔도로 분한다. 인피니트 성규는 일본육사 출신인 독립운동가이자 신흥무관학교 교관 지청천을 그린다. 
본격적인 질의응답에 앞서 하이라이트 시연이 펼쳐졌다. 지창욱은 불안과 우울과 슬픔'을 독창했고 강하늘도 '하늘한조각'을 희망차게 불렀다. 성규는 김지웅과 함께 '달려'를 부르며 폭발하는 가창력을 뽐냈다. 전 배우가 함께한 '죽어도 죽지 않는다, '망명2', '가난한 유서'는 더없이 뭉클했다. 
아픈 우리의 역사를 다루는 작품인데다 현역 장병들이 출연하는 까닭에 '신흥무관학교' 제작발표회는 다소 진중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그도 그럴 것이 육군 관계자가 대거 자리해 장병들의 훌륭한 시연을 보며 박수를 보냈기 때문. 하지만 이어진 포토타임에서 유쾌한 장면이 연출됐다. 
주연배우 세 사람은 함께 포토타임을 가졌는데 단체 경례 포즈를 취하게 됐다. 이 때 강하늘과 지창욱은 갑자기 돌아서서 성규에게 뭔가를 가르쳤다. "성규가 아직 이등병이라 경례 포즈 각을 잘 잡아야 한다"며 손수 팔과 손의 각도를 수정해준 것. 
현장에 있던 이들 모두 웃음이 터졌고 성규 역시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선임들의 아름다운 내리사랑 덕분에 세 사람의 포토타임은 더할 나위 없이 유쾌해졌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세 사람은 군복을 입고 있지만 계급장을 잠시 떼고 작품을 함께 만드는 동료로서 서로를 치켜세웠다.
특히 성규는 "2주 있으면 일병이 된다. 아직은 이등병이다. 선임분들인 지창욱 상병님과 김하늘 상병님이 잘 챙겨주신다. 다른 많은 분들도 저를 챙겨주신다. 항상 연습실에서 챙김을 받는다. 감사한 마음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 말에 지창욱은 "성규가 이등병이지만 계급에 속지 않았으면 한다. 제가 맏형이다. 전체 배우들 중에 가장 나이가 많다. 하지만 성규가 이등병으로서 상병인 제게 특별히 대우해 준다던가 하는 부조리는 전혀 없다. 너무 화목하게 웃으면서 지내고 있다"고 해명했다. 
강하늘 역시 "연습 시작할 때 신분은 군인이지만 작품을 준비하는 거라 연기자와 창작자, 예술가 집단으로 생각하자고 얘기했다. 연습실 안에서는 군인 신분을 잊지 않는 건 당연하지만 배우로서 연습하고 있다. 성규랑 제가 동갑인데 타 부대에서 다들 모인 거라 선후임 같진 않다"고 거들었다. 
이에 성규가 발끈(?)했다. 그는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강하늘과 동갑이고 지창욱 형님이 잘해주시고 연기도 같이 봐주고 챙겨주신다. 처음엔 신병의 입장으로 함께하게 돼 저 혼자 조심스러운 점이 있었다. 같이 연습하고 땀 흘리니까 조금 편해졌고 조금은 허물없이 지내고 있다"며 후임으로서 선을 그었다. 
지창욱은 지난해 8월에 입대해 1년째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강하늘 역시 전성기를 뒤로하고 지난해 9월 국가의 부름에 응답했다. 성규는 인피니트 멤버들과 재계약을 한 뒤 지난 5월 맏형으로서 가장 먼저 군에 들어갔다. 세 사람 다 현역 군인이지만 군 뮤지컬에 참여하며 오랜만에 무대에 서게 됐다. 
지창욱은 "좋은 작품에 장병들 중 한 명으로 뜻깊게 참여하게 됐다"며 "'그날들' 이후 오랜만의 무대다. 설레고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 강하늘은 10년 만에 재회했다. 너무 즐겁다. 성규를 비롯한 배우들 선배들 친구들 만나서 즐겁다. 많이 기대해 달라. 좋은 공연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강하늘은 "저도 오랜만의 무대다. 작품 할 때마다 늘 즐겁게 웃으면서 하려고 한다. 이번 작품 역시 많은 분들과 그럴 수 있겠더라. 군 생활할 때 연기 지망하다가 입대한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았다. 우리 작품이 그들에게 오디션과 기회를 제공했다. 뜻깊게 군 생활을 하게 돼 인상 깊게 남을 것 같다. 작업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다"며 활짝 웃었다. 
막내 김성규 역시 "대한민국 육군으로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위해 무대 위에서 관객들이 기억하도록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있다. 그 분들께 부끄럽지 않게 그 마음을 보여드리자는 각오로 연습하고 있다. 특히 TV와 극장에서 선배들을 보곤 했는데 무대에서 만나게 돼 영광이다"며 미소 지었다. 
군인 겸 배우로서 지창욱, 강하늘, 김성규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무대는 오는 9월 9일부터 9월 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볼 수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