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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의 인디살롱] 피터팬컴플렉스 "6집은 싱글의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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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관명기자] 참으로 쉬지 않고 달려왔다. 2002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17년이다. 어느덧 고참밴드 반열에 오른 피터팬 컴플렉스(Peterpan Complex)다. 그간 약간의 멤버 변화는 있었지만 결성 멤버 전지한(보컬 키보드) 김경인(드럼)을 주축으로 2003년 1.5집때부터 함께 한 이치원(기타 건반), 지난 2015년 합류한 김인근(기타 비주얼라이징)이 현재 호흡을 맞추고 있다. 5집 이후 6년만인 지난 7월15일 대망의 정규 6집 ‘1999’를 낸 이들을 [3시의 인디살롱]에서 만났다. 

우선, 이들의 디스코그래피와 멤버 변화를 짚고 넘어가보자. 

2002년 10월2일 EP ‘1인칭 주인공 시점’ = 1기(전지한 김경인 전지일 이교원)
2003년 2월21일 1집 ‘Radiostar’ = 1기
2003년 12월24일 1.5집 ‘2-0.5’ = 2기(전지한 김경인 이치원 노덕래)
2004년 4월30일 2집 ‘Transistor’ = 2기
2006년 10월17일 3집 ‘I’m A Beautiful Man’ = 3기(전지한 김경인 이치원 이완구)
2008년 4월24일 4집 ‘Love’ = 3기
2011년 9월28일 싱글 ‘자꾸만 눈이 마주쳐’
2011년 11월8일 싱글 ‘어떡해’
2012년 3월8일 5집 ‘O[ou]’ = 4기(전지한 김경인 이치원 전지일)
2012년 5월24일 피컴 베스트 Part.1
2012년 8월24일 피컴 베스트 Part.2
2012년 10월18일 싱글 ‘땡큐베리머치’
2013년 4월16일 싱글 ‘봄봄봄’ 
2014년 6월19일 싱글 ‘런던행’ = 5기(전지한 김경인 이치원)
2015년 8월28일 싱글 ‘촉촉’(feat. 요조) = 6기(전지한 김경인 이치원 김인근)
2016년 7월26일 싱글 ‘시무룩해’
2016년 11월8일 싱글 ‘새벽에 든 생각’(feat. 우효)
2017년 4월19일 싱글 ‘걷잡을 수 없는’(feat. 프롬)
2017년 6월15일 싱글 ‘모른 척해요’
2017년 7월4일 싱글 ‘Try’ 
2017년 10월18일 싱글 ‘늦어도 11월에는’
2018년 2월11일 싱글 ‘Old Street’
2018년 5월16일 싱글 ‘산책의 간격’
2018년 7월15일 6집 ‘1999’ = 6기

= 피컴의 결성 초기 이야기가 의외로 많이 안알려진 것 같다. 처음 어떻게 결성하게 됐나. 

(전지한) “서울예대를 다니면서 밴드를 만들었는데 멤버들이 군대에 가게 됐다. 그래서 실용음악과 동기인 (기타리스트) 박주원한테 ‘군대 안가는 사람 찾아달라’고 부탁했더니 얼마 후에 여고 3년생을 데리고 왔다. 김경인이었다.”

(김경인) “제가 음악학원을 다닐 때, 그러니까 2001년에 대학생이던 주원 오빠가 그 학원에 놀러왔다. 그 학원에서 유일하게 대학 간 오빠였다. (팀 합류) 얘기가 나와 오디션을 봤고 한번 낙방한 끝에 합류했다. 그 때부터 드럼을 배웠다. 대학은 동덕여대 실용음악과를 갔고 서울예대 오빠들을 많이 만나 레슨도 받았다.”

(전지한) “박주원도 피컴에서 3개월 동안 활동했다. 0.1기 정도 된다(웃음)”

= 이치원씨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이치원) “당시 다른 밴드를 하고 있었는데 휴지기를 맞아 피컴에서 세션을 해달라고 했다.”

(전지한) “이치원과는 사교모임에서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 김인근씨는.

(전지한) “2014년부터 영국 진출을 꿈꾸며 영국에서 클럽 투어를 했다. 그때 당시 영국에서 미술공부를 하던 김인근 작가를 알게 됐다. 공연에서 통역도 맡았다.”

(김인근) “런던 로얄칼리지오브아트에서 파인아트를 전공했다. 그해 8월말 8년간의 영국생활을 접고 귀국했다. 당시 피컴이 3인조 체제였는데, 악기 멤버 말고 영상 미술 큐레이팅 담당으로 합류하게 됐다.”

= 현재 베이스가 없다. 

(김경인) “기술의 발달로 컴퓨터가 대신 할 수 있다. 가끔은 세션을 쓰기도 한다. 함께 호흡하며 연주할 새로운 멤버 찾기가 너무 힘들다. 현재 일렉트로닉쪽을 하다보니 큰 장애물은 아니다.”

= 2015년부터는 계속해서 싱글을 냈다. 

(전지한) “멤버 모두 일을 하고 있어서 앨범을 내기에는 음악에 집중할 시간이 빠듯했다. 더욱이 2017년에는 루비레코드와 함께 영국 글라스톤베리 등 온갖 페스티벌을 다 다녔다. 기존에 발표했던 곡을 갖고 페스티벌에서 연주하는 게 주력이자 핵심이었다. 그러나 2018년에는 공연보다는 음악에 집중키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약속했다. 몇몇 록페에서 출연섭외가 왔지만 모두 거절했다.”

= 새 앨범 얘기를 해보자. ‘1999’, 어떻게 읽나. 

(전지한) “천구백구십구. 아니다. 일구구구로 읽는 걸로 하자(웃음).”

(김인근) “원래는 7월에 EP로 낼 계획이었다.”

(전지한) “그동안 냈던 싱글을 모아보니 앨범이더라. 미술 하시는 분들이 그림을 모아서 개인전을 연 것과 비슷하다. 싱글의 개인전이랄까.”

(김경인) “2년 넘게 싱글을 내다보니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 6집 ‘1999’에는 2015년부터 발표했던 싱글 ‘모른 척해요’(1번), ‘촉촉’(feat. 요조. 2번), ‘새벽에 든 생각’(feat. 우효. 4번), ‘시무룩해’(6번), ‘걷잡을 수 없는’(feat. 프롬), ‘산책의 간격’(feat. 리싸), ‘늦어도 11월에는’(9번), ‘Old Street’(10번) 등 8곡과 신곡 ‘1999’(feat. 정인. 3번 타이틀곡), ‘Symmetry’(feat. 전소현. 5번) 등 총 10곡이 수록됐다. 

= 앨범 재킷 디자인은 누가 했나. 

(김경인) “‘모른척해요’ 때부터 싱글 작업을 같이 해온 룩앤드로우(Lookandrow)가 해줬다. 지금 재킷은 3번째로 들어왔던 시안이다. 전지한씨가 헬멧에 키스장면을 넣어달라고 했다.”

(전지한) “키스장면을 헬멧을 쓴 우주인이 쳐다보고 있고, 그것을 우리가 다시 쳐다보고 있다. 타자의 시선에서 타자를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이다.”

(김인근) “꽤나 연극적이다. 헬멧 이미지가 임팩트가 있다. 원래는 키스장면 대신에 행성 4개가 있었다.”

= 몇 곡을 함께 들어보자. 코멘터리 부탁한다. 1번 트랙 ‘모른 척해요’부터 그냥 피컴 매력이 넘쳐난다. 

(전지한) “(2017년)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 가기 일주일 전에 나와 아무런 홍보도 못했던 곡이다. 하지만 앨범의 인트로곡으로는 최고다. 글라스톤베리 공연에서도 1번 곡이었다. 너무 빠르지도, 너무 처지지도 않는, 요즘 시대에 맞는 리듬감이다.”

(김경인) “곡 혼자 덩그라니 남겨둔 것이 미안하더라. 우리 스스로도 공연을 할수록 좋은 곡이라고 느낀다.”

(전지한) “앨범에 실린 전체 곡들의 의미를 담은, 오버춰(overture. 서곡) 느낌이다.”

= 타이틀곡 ‘1999’는 신곡이며 정인씨가 피처링했다. 

(전지한) “1999년에 쓴 곡이다. 위 사진이 당시 제가 쓴 악보다. 가제는 ‘나는 믿을거야’였다. 당시 가스펠스러운 알앤비를 좋아했는데, 2018년 요즘 스타일로 다시 태어났다.”

(이치원) “피컴이 대학 경연대회를 돌며 상금을 휩쓸던 그 때 스타일이다.”

(김경인) “올 초 정인 언니를 오랜만에 만났다. 제가 이 노래를 부르자 곧바로 전지한 오빠한테 ‘그 노래 언제 나오냐?’고 하더라. 그래서 전소현이 가이드한 데모를 정인 언니한테 보내준 것이다. 오빠가 직접 불러서 줘도 되는데, ‘여자한테 줄 거면 여자가 불러야 한다’고 하더라.”

(전지한) “정인과는 오래 전부터 각별했다. 정인이 방북콘서트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데모를 보내줬다.”

(김경인) “투채널을 가동한 것이다(웃음). 타이틀로 생각했던 곡이라 언니가 안된다고 하면 어찌 될까 막막했는데 첫단추가 잘 풀렸다.”

(전지한) “사랑을 이야기한 다른 곡들과는 달리,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자신에 대한 성찰을 담은 곡이다. 내 자신을 신뢰하자, 이런. 디어클라우드 나인이 문자를 보내 ‘만날 듣고 있다. 피컴이 꽃길을 걷길 바란다’고 했다. 고마웠다.”

= 전소현씨가 피처링한 ‘Symmetry’도 좋더라.

(전지한) “이 곡은 경인씨가 다 썼다. 지금까지는 제가 곡작업을 주도하고 멤버들이 수정하는 방식이었는데, 이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경인씨가 주도했다. 요즘 수지에게 곡(‘너는 밤새도록’)을 주는 등 맹활약을 하고 있어서 피컴에서도 이 상황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웃음). 어쨌든 제가 만든 곡이 아니라서 노래 부르기가 어려웠다. 박자도 어려웠다. 경인씨가 드러머로서 리드미컬한 장점이 살아있는 곡이다.”

(김경인) “지난 겨울에 쓴 곡이다. 전소현씨와 남자보컬의 듀엣곡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 때 전지한 오빠가 ‘나랑 잘 어울리겠는데’ 하더라. 오빠가 부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웃음). 15년 활동하면서 처음 넣은 곡이라 감회가 깊다.”

= ‘산책의 간격’도 개인적으로 느낌이 좋았다. 

(김경인) “(피처링한) 리싸를 접촉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 원래 이런 노래를 안부르는 친구인데, 전지한 오빠가 소속사 대표를 어떻게 잘 알아서 이뤄졌다. 리싸의 새로운 면을 봤다. ‘산책의 간격’도 그렇고 ‘Old Street’도 그렇고, 오빠가 피아노 발라드를 정말 잘 쓴다. 한국 발라드 정서도 아닌, 팝스러운 느낌의 발라드인데 (이런 느낌의 발라드를 쓰는 사람은) 오빠가 국내에서 유일하다.”

= 팀 분위기가 좋다. 이번 6집은 CD와 LP로도 발매됐다. 

(전지한) “우리가 LP세대는 아니지만 LP에 대한 환상이 있다. 큰 재킷에서 풍기는 시원시원한 느낌도 좋았다.”

= 향후 활동계획은.

(전지한) “새로운 싱글을 준비하고 있고, 9월에는 단독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피처링한 가수들이 다 모여야 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성사만 되면 재미있는 공연이 되지 않을까 싶다.”

= 피컴이 피컴에게 한마디씩 한다면. 

(전지한) “피터팬 컴플렉스, 그 이름의 의미와 함께 계속 존재하길.”

(이치원) “앞으로 좀 잘해라. 속 썩이지 말고.”

(김경인) “앨범 한 장 만드는 게 얘기 낳는 것보다 더 힘들더라. 현재 아들 한 명을 뒀는데 창작의 고통은 (출산과는) 다른 힘듦이더라. 뭐든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얻는 것이 있으니 앞으로 더 보람되어라.”

(김인근) “너무 그때 그때 트렌드만 좇지 않고 움직임 자체가 문화가 되는 밴드가 되길.”

/ kimkwmy@naver.com
사진제공=미러볼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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