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우리도 피해자"…숀·DCTOM, 의혹→檢고소까지 총정리(종합)
OSEN 정지원 기자
발행 2018.07.19 14: 40

가수 숀 측이 불법 음원 사재기 논란에 정면돌파 이어가고 있다. 불법적 행위는 없었다고 연일 주장하며 1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정식 수사의뢰서를 접수했다. 사재기 논란은 특정 피해자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검찰 및 경찰 수사가 불가능했는데, 숀 측은 "음원사재기가 확인될 시 우리도 피해자"라며 적극적인 수사를 요구했다. 
이쯤되면 '대체 뭐가 어떻게 흘러가는건가' 싶을 것이다. 그래서 왜 이런 오해가 생겼는지, 바이럴마케팅일 뿐이지만 왜 논란의 인물들이 업계의 외면을 받는지, 숀 측은 어떤 입장이며 다른 기획사는 어떤 입장인지, 음원사이트를 넘어 사회적 개혁의 움직임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 일목요연히 정리해봤다. 
◆바이럴 마케팅 방법이 궁금해? 

어차피 구구절절 말해봤자 어렵기만 하다. 쉽게 설명한다. 국내에서 유명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각 잡고' 홍보하는 비용은 건 당 100만원이다. 트위터 상단에 뮤직비디오와 홍보문을 게재하는 경우엔 국내 홍보 기준 하루 1000만원, 미국 홍보 기준 하루 수억원, 해외 전체 홍보 기준 하루 십수억원이 책정돼 있다. 
또 하나 더.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DCTOM과 비슷한 가격에 합법적 방식으로 바이럴마케팅에 열을 올린 회사의 경우, 10위권은커녕 20위권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 금액은 대략 1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다시 말하면 합법적 바이럴마케팅을 했을 때, 1위가 될 가능성 극히 낮다는 뜻이다. 대중은 물론 가요 및 방송 업계까지 DCTOM과 리메즈에 싸늘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복장 터지는 가요기획사들
숀 측은 "TV가 아닌 뉴미디어를 통한 성공이 의심받게 돼 속상하다"고 했으나, 기실 더 속상한 곳은 돈 들여 콘텐츠 제작하고 돈 들여 음악방송 도는 일반 가요기획사가 아닐까 한다. OSEN이 취재한 여러 가요기획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 재편집해 그 느낌 그대로 전해보고자 한다. 
"무릇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면 대중 체감이 확실히 되기 때문에 행사가 많아지고 콘서트를 개최하고 성료하게 된다. 방송과 광고 등 따라오는 부가적 움직임도 많아진다. 화제성의 실수치로 평가되는 버즈량도 엄청나다. 
하지만 장덕철, 닐로, 숀은 내로라 하는 가수들을 꺾고 유일무이한 1위로 군림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버즈량이 제로에 가까운 상태에서 차트 1위에 오르는 기현상을 똑같이 보여줬다. 그 중에는 최근 표가 팔리지 않아 공연이 취소된 가수도 있다고 들었다. 그의 노래를 듣기 위해 과감히 돈을 내겠다는 실질 구매층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이런 가수가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이 상황에서 업계의 누가 그들의 순위를 곧이곧대로 믿겠는가. 
우리도 업계 관계자다. 바이럴마케팅에 얼마를 쓰면 어느 정도의 순위가 나오는지 예측이 가능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숀과 닐로는 소문으로 도는 금액 대비 엄청난 순위를 기록했다. 그럼 당연히 의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걸 단순히 '약자에 대한 폭력'이라 생각한다면, 그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거다. " 
◆두번이나 뒤통수 맞은 트와이스, JYP 입 열었다
가장 막심한 피해를 입은 팀은 단연 트와이스다. '왓 이즈 러브' 때는 닐로에게, '댄스 더 나잇 어웨이' 때는 숀에게 덜미를 잡혔다. 음반, 유튜브 조회수, 버즈량, 화제성, 대중성, 팬덤 등 어느 방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유독 음원차트에서만 닐로와 숀에게 자리를 내줬다. 일각에서는 숀, 닐로의 음원차트 그래프가 트와이스와 똑같다고 주장하니, 우연이든 뭐든 여러모로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이 나섰다. 불법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는 리메즈와 DCTOM, 또 이 논란의 피해자로 거론되는 몇몇 회사들의 입장을 모두 대변하는 글을 남긴 것. 박진영은 "업계의 여러 회사들과 이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마친 뒤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에 우선 조사를 의뢰하고 추가 결과에 따라 검찰에도 이 문제를 의뢰할 계획"이라 밝혔다. '그게 누구든 적당히 해라'라는 뼈 있는 한 방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숀·DCTOM, 직접 검찰에 수사의뢰
하지만 검찰에 먼저 다가선 건 다름아닌 숀과 DCTOM이다. 이들은 취재진의 연락을 받지 않고 공식 보도자료로만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숀 측은 "우리도 피해자"라며 1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직접 수사를 의뢰했다. 일단 이 사안만큼은 색안경 끼지 말고 봐야한다. 이는 분명 반가운 일이다. 
수년 전부터 불거진 음원 사재기 논란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수사가 불가능했고, 문체부 및 관공서의 조사도 지지부진했다. 닐로 장덕철의 소속사 리메즈 역시 논란에 억울함을 항변했으나, 이들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전수조사를 의뢰한 정도였을 뿐 DCTOM처럼 검찰에 가서 수사의뢰를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DCTOM은 고소장을 통해 "디씨톰이 파악하지 못한 디씨톰 내외부의 누군가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실제로 음원 순위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음원 사이트 업체들이나 경쟁 가수들과 그 소속사 뿐만 아니라 숀과 디씨톰 역시 피해자라고 할 것이므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중 처벌해 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이러니하게도 DCTOM 덕에 사재기 논란 해결의 한줄기 빛이 보이는 순간이다. 
◆음원사이트는 무엇을 하고 있나
한국음악콘텐츠협회 및 국내 음원 서비스 사업자 등으로 구성된 '가온차트 정책위원회'는 불법 음원 사재기를 부추기는 실시간 차트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 11일부터 오전 1시~7시 실시간 차트 및 예측을 중단했다. 이른바 '차트 프리징'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는 숀의 1위로 인해 프리징 시작 일주일 만에 빛 바랜 정책이 되고 말았다. 
네이버뮤직은 최근 새로운 뮤직앱 'VIBE(바이브)'를 론칭했다. 실시간 순위, 차트가 없는 음악 앱인 '바이브'는 네이버의 너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넷플릭스 방식의 음원사이트다. 리스너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선별해주는 시스템의 이 앱은 현재 베타 버전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본격적으로 기반을 넓혀갈 계획이다. 불법 음원 사재기 논란이 격화될수록 이에 피로함을 느낀 이들이 대거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jeewonjeo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