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에 드러난 KBO 포수 기근 현상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7.15 13: 00

올스타전에는 매년 팀별 3명씩, 총 6명의 포수들이 참가한다. 베스트12 포수 외에도 백업으로 2명씩 별들의 잔치에 초대받는다. 체력 소모가 큰 포지션 특성상 엔트리를 3명으로 두고 있다. 
매년 10개팀 중 절반 이상인 6명의 포수들이 올스타전에 참가하고 있으니 진입문턱이 가장 낮은 포지션이다. 이 같은 포지션 특수성을 고려해도 올해 올스타전에 나선 포수들의 경쟁력은 리그의 포수 기근 현상을 보여준다. 
드림 올스타에선 양의지(두산)가 베스트12에 뽑힌 가운데 이재원(SK) 나종덕(롯데)이 감독 추천선수로 꼽혔다. 2년차 신인 나종덕의 발탁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올해 롯데 주전 포수로 떠오른 나종덕이지만 78경기 타율 1할3푼2리 21안타 1홈런 9타점 5볼넷 76삼진 OPS .353으로 타격 성적이 너무 안 좋기 때문이었다. 

나종덕 스스로도 "좋은 성적으로 됐어야 했는데, 잘해서 뽑힌 올스타라는 느낌은 아니다. 그래서 기쁘지만은 않다"고 속내를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드림 올스타 소속 포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나종덕에게 기회가 왔다. 나종덕은 3할9리로 준수한 도루저지율이 강점이지만, 올스타로 나서기엔 타격 성적이 아쉬웠다. 올스타전 본경기에도 교체로 나갔지만 2타수 2삼진으로 맥없이 물러났다. 
나눔 올스타에선 유강남(LG)이 베스트12로 나서 2히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감독 추천선수로 나온 김민식(KIA) 최재훈(한화)은 올 시즌 성적이 지난해보다 좋지 못하다. 2년 연속 올스타전에 참가했지만 지난해처럼 인정을 받고 간 무대가 아니었다. 
김민식은 68경기 타율 2할4푼6리 4홈런 28타점 도루저지율 1할9푼6리, 최재훈은 76경기 타율 2할3푼1리 무홈런 15타점 도루저지율 2할5푼7리에 그쳤다. 올스타로 나서기 아쉬운 성적이지만 나머지 후보들을 둘러보면 그들을 제칠 만한 포수가 없는 현실이다. 
리그 전체로 봐도 포수 기근 현상이 심각하다. 두산(양의지·박세혁), LG(유강남·정상호), 삼성(강민호·이지영) 정도를 제외하면 포수 고민 없는 팀이 없다. 특히 NC는 김태군의 군입대로 시즌 내내 주전 포수 없이 '안방 돌려막기' 중이고, 롯데도 나종덕의 성장에 기대고 있다. 넥센 역시 박동원이 성폭행 혐의로 이탈한 뒤 김재현-주효상 체제로 꾸렸지만 다른 상위 팀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포수가 급한 팀들은 물밑에서 트레이드도 시도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그만큼 시장에서 포수 가치가 올랐기 때문이다. 젊은 포수들의 성장이 더디면서 다시 포수 기근 시대가 찾아왔다. /waw@osen.co.kr
[사진] 나종덕. /울산=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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