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이도류' 강백호, "1년 만에 마운드…당연히 만족"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7.15 06: 03

"1년 만에 오른 마운드였다. 당연히 만족한다"
KT 위즈 신인 외야수 강백호는 지난 14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잊지 못할 체험을 했다. 
드림 올스타 외야수 부문 감독 추천 선수로 데뷔 시즌 올스타에 뽑힌 강백호는 이날 외야 그라운드나 타석이 아닌 마운드에 오르며 올스타전에 첫 선을 보였다.

서울고 시절 타자로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던 강백호였지만, 마운드에서도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렸다. 그런만큼 프로에 들어와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같은 투타 겸업, '이도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그러나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KT에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이 되면서 투타 겸업이 아닌 타자에 전념하게 됐다. '한국의 오타니' 대신 '슈퍼 루키 강백호'를 보고 있다.
일단 강백호는 데뷔 첫 시즌 타율 2할9푼6리 16홈런 4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8의 성적을 남기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고 데뷔 첫 시즌 올스타에 선정됐다. 그리고 강백호는 프로에 와서 감춰뒀던 능력을 올스타전에서, 마운드가 아닌 타석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6회초 마운드에 오른 강백호는 처음부터 147km의 강속구를 뿌렸고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찍었다. 오지환과 이용규, 리그에서 손꼽히는 타자들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는 활약을 펼쳤다. 강백호의 공 하나하나에 울산의 야구팬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그만큼 강백호의 투구는 인상깊었다. 두 타자를 삼진 처리한 뒤 강백호는 박치국(두산)에게 공을 넘기고 자신의 본래 포지션인 좌익수로 돌아가 타석에서 올스타전을 마쳤다. 
올스타전이 끝나고 취재진과 만난 강백호는 투수 체험에 대해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불펜에서 몸을 풀 때 더 떨렸다"면서 "1회 김태형 감독님께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냐고 말씀하셔서 몸을 풀었다. 한 타자만 상대한다고 하셨는데 두 타자를 상대하게 하셨다"고 말하며 투수로 나서게 된 배경, 그리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150km의 구속을 찍었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며 반문했다. 강백호는 "1년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긴장을 정말 많이 해서 그런 구속이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잘해도 본전이라는 생각보다는 '투수 안하길 잘했다'는 말이 안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삼진 2개를 잡았으니 잘한 것 아니냐. 만족한다"고 웃었다.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좋은 경험을 했고 재밌었다"며 이도류 체험에 대한 소감을 덧붙인 강백호다. 하지만 정식 경기에 투수로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했다. 그는 "오늘은 아무런 준비 없이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진짜 경기에서는 다를 것이다"며 "만약 이벤트 경기가 아닌 실전 경기에서 나선다면 준비를 철저히, 그리고 잘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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