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다언] '신태용 끝-스콜라리 부임설' 축구협회, 무기여 안녕!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7.05 05: 46

공과를 나누기 전 이미 신태용 감독은 재계약이 물건너 갔고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4일 긴급하게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같은 내용이었지만 수 차례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내용의 요지는 간단하다. 일각에서 제기된 스콜라리 감독과 축구협회 사이의 협상 시작은 사실 무근이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스콜라리 측 관계자는 이미 축구협회에 스콜라리 감독이 제안을 했고 협회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스콜라리 감독의 국내 대리인은 지난달 29일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김판곤 부회장을 만나기 위해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대리인이 지난해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달한 것과는 다르게 정식으로 스콜라리 감독의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남을 선택했다.

그러나 당시 감독선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부회장은 일단 제안을 거절했다. 신태용 감독의 공과를 논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감독 선임은 순서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물론 월드컵이 끝난 후 곧바로 신 감독의 재계약 혹은 새로운 감독 선임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귀국 당일 만나서 이야기하기에는 여러가지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스콜라리 감독 대리인도 "김판곤 감독선임위원장에게 스콜라리 감독이 관심을 보인다고 전달했다. 그러나 김판곤 위원장과 축구협회는 우선 신태용 감독의 공과 여부를 냉정히 판단하고 새로운 감독 선임이 필요하면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제의 받겠다고 했다. 협상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어느새 스콜라리 감독은 차기 감독 후보 중 1순위가 됐다. 물론 2002 한일 월드컵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고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을 정도로 스콜라리 감독의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축구협회는 5일 선임위 소위원회를 열고 감독 선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 감독 구인 광고를 내기도 전에 이력서가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축구협회에 감독을 추천했던 KAM도 10명 이상의 감독 이력서를 제출했다. 물론 축구협회가 공식적으로 추진한 일이 아니다.
또 스콜라리 감독처럼 대리인들이 이력서를 밀어 넣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마지막 경력 혹은 새로운 발판을 위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자리에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세계 정상급 위치에 있는 감독을 영입하기는 어렵다. 축구협회의 의지도 거물급 인사를 원하지만 막대한 금액을 집행해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축구협회에서 드러난 잘못으로 비난을 받고 있지만 감독 영입을 위한 협상이 시작되면 예상했던 금액과 차이가 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선임 당시 200만 달러 수준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철저한 노력의 결과로 연봉을 맞출 수 있었다. 훨씬 높은 금액을 먼저 제시하고 협상하는 상황이다. 현재 축구협회는 200만 달러를 상회하는 300만 달러(약 33억 원) 정도의 금액을 새 감독에게 지불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300만 달러도 적은 금액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팬들이 원할 정도의 감독을 데려오려면 냉정하게 부족한 금액이다. 외국인 감독의 경우 대규모의 코칭 스태프도 함께 이동하기 때문에 더 많은 금액이 필요하다. 슈틸리케 감독의 경우에는 피지컬 코치 한 명만 데려왔다. 현재 축구협회가 고려하는 것은 그 이상이다.
스콜라리 감독과 협상이 이어진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축구협회에는 다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도 많고 밀약설도 생겨났다.
일단 축구협회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사실무근임을 강조했지만 여론은 스콜라리 감독이 후임 감독으로 임명된 모양새다. 이런 식이라면 진짜 스콜라리 감독과 협상을 할 때 축구협회는 불리해 진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신태용 감독의 연임 여부 결정이다. 현재 축구협회가 만들어 놓은 진행 방향이다.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여론은 이미 난도질을 펼쳤다. 협상을 할 상황에서 불리해 진 것이 사실이다. 더 적절한 감독 후보가 나타나면 현재 상황을 이용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히딩크가 카카오톡 메시지로 한국축구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던 것은 감독직을 맡겠다고 말한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이미 축구협회가 내놓을 카드는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 10bird@osen.co.kr
[사진]슈틸리케(가운데)-스콜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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