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가는 귀화선수 라틀리프 “아직 실감 안 난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7.03 07: 06

특별귀화로 한국국적을 취득한 리카르도 라틀리프(29·현대모비스)가 평양에 간다.
대한민국 남녀농구대표팀은 3일 남북통일농구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평양으로 향한다. 남녀대표팀은 북측과 친선경기 및 팀을 섞은 혼합경기도 치르고 온다. 2일 홍콩에서 귀국한 남자대표팀은 쉴 틈도 없이 곧바로 평양에 간다. 
통일농구대회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선수가 있다. 바로 미국시민으로서 한국국적까지 취득한 이중국적자 라틀리프다. 대한민국은 특별귀화에 한해 이중국적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라틀리프는 혼혈선수가 아닌 순수 미국출신선수 귀화농구선수 1호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하다. 남북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만 하더라도 미국출신 라틀리프가 북한에 가서 경기를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다.

대한민국농구협회 관계자는 “라틀리프도 이제 어엿한 한국선수다. 라틀리프가 뛸 수 없다는 통보는 듣지 못했다. 데니스 로드맨도 평양에 가서 농구를 하는 시대 아닌가”라며 라틀리프의 평양행을 확인했다.
라틀리프는 6월 28일 중국전과 7월 1일 홍콩전에서 한국이 2연승을 거두는데 결정적 공을 세웠다. 특히 홍콩전에서 그는 무려 43점을 혼자 쓸어 담았다. 홍콩 귀화선수 던컨 리드가 중국프로농구 소속팀 사정으로 빠졌음에도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홍콩전 후 라틀리프는 “오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내가 득점을 많이 했지만 모두가 거둔 승리다. 우리 선수들이 다들 열심히 뛰었다. 동료들이 자랑스럽다. 점점 손발이 맞고 있다”고 평했다.
북한을 가는 기분은 남다를까. 라틀리프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솔직히 별다른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남한 선수들은 북한에 가는 것에 특별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북한은 미국방송에서 접했다”고 밝혔다.
라틀리프는 지난 4월 법무부로부터 체육분야인재 특별귀화 최종승인을 얻음과 동시에 한국명 ‘라건아’로 개명신청을 했다. 하지만 개명절차에 약 4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틀리프는 개명 후 한국이름으로 된 여권을 다시 만들고, FIBA에 공식등록을 해야만 국가대표 유니폼에 ‘라건아’를 새길 수 있다. 그 전까지는 라틀리프로 호칭하는 것이 맞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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