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혼쭐난 한국농구, 홍콩에게 내용은 졌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7.01 22: 32

홈코트의 이점은 무서웠다. 한국농구가 홍콩에게 혼쭐이 났다.
허재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농구대표팀은 1일 홍콩 시우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9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최종전에서 홍콩을 104-91로 이겼다. 한국은 4승 2패로 1차 예선을 마감했다. 한국은 1차 대회 성적을 안고 2차 예선에서 중동의 강호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와 겨룬다.
경기 전 우여곡절이 많았다. 홍콩농구협회가 제공한 숙소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 방이 너무 좁은데다 침대까지 작았다. 2미터 가까운 장신 선수들이 지내기에 애로사항이 많았다. 홍콩대표팀이 한국에 왔을 때 대한민국농구협회가 특급호텔을 잡아줬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아쉬운 대목.

한국 선수들은 눈빛이 달랐다. 홍콩농구협회가 선수단을 푸대접한 것이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 선수들이 “제대로 하겠다”며 벼르고 나왔다. 홍콩은 귀화선수 던컨 리드도 빠져 전력이 더 떨어졌다. 한국의 대승이 예상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예상치 못하게 흘러갔다.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바로 심판이었다. FIBA가 홈&어웨이 제도를 도입하며 흥행을 위해 홈팀이 유리한 판정을 얻는 경우가 많다. 한국도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 하지만 너무 노골적이었다. 2쿼터 교체로 들어간 최준용은 지나치게 흥분하며 일찌감치 4파울에 걸렸다. 한국은 3쿼터 중반 62-60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그 동안 잠잠하던 홍콩 관중들도 흥분해서 광적으로 응원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느슨한 플레이가 어느 정도 빌미를 제공했다. 덩크슛을 시도하던 정효근이 홍콩선수에게 거친 파울을 당했다. 정효근이 홍콩선수를 밀자 관중들이 흥분해 야유를 퍼부었다. 분위기가 홍콩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한국은 혼자 43점을 넣은 라틀리프의 개인능력에 의존해 겨우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외곽수비가 처참하게 무너지면서 3점슛을 너무 많이 허용했다. 신장이 훨씬 작은 홍콩선수들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내용에서 졌다고 봐도 무방한 경기였다. 기분 좋게 대승으로 마무리하려던 홍콩전에서 한국은 오히려 더 많은 숙제를 떠안게 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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