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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데려오려면 돈 더 줘야’ KBL, 외인선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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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KBL의 외국선수 신장제한 정책이 연봉 인플레이션(inflation) 현상을 낳고 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차기시즌 외국선수 선발제도를 기존 트라이아웃제에서 자유계약제도로 전환하는 대신 신장제한을 도입했다. 장신선수는 2m 미만, 단신선수는 186cm를 넘으면 안 된다. 2명의 몸값 합계는 70만 달러로 제한된다. 다만 귀화선수 라틀리프를 영입한 현대모비스는 2명의 연봉합산이 42만 달러로 더 낮다. 현대모비스가 한 명만 데려온다면 35만 달러까지 쓸 수 있다.

KBL이 현장반발에도 불구 신장제한을 강행하는 이유는 소위 ‘기술자’들이 더 많이 와서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귀화선수 라틀리프의 눈치를 보고 전력을 평준화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이 제도를 밀어붙인 김영기 전임 총재가 KBL에서 물러났지만 이미 이사회를 거쳐 결정된 정책은 최소 한 시즌 간 실행을 해야 한다. 하지만 벌써부터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비시즌 KBL 각 구단은 유럽, 미국 등 해외리그를 돌면서 외국선수를 물색했다. KBL에서 신장측정에 사용하는 똑같은 규격의 키 재기 도구를 분해해서 해외로 가져가려다 부피가 커서 포기한 구단도 있었다. 고민 끝에 구단들은 KBL에서 재는 규격과 똑같은 줄자를 가져다 벽에 2m를 표시해놓고, 점찍은 선수를 서보게 하는 방법까지 썼다고 한다.

현장에서는 ‘신장제한 때문에 자유계약제도를 시행함에도 선수 풀이 좁아져 뽑을 선수가 많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뽑을 선수가 적다보니 기량 좋은 선수가 ‘갑’이 되어 구단에 평소 몸값보다 많은 돈을 요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몸값 인플레이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A 구단 관계자는 “KBL은 선수경력에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유럽에서 뛰던 선수가 올 경우 10만 달러 정도는 프리미엄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평소에 18만 달러를 받는 선수가 40만 달러를 요구하는 것은 좀 아니다. 외국선수에게 지나치게 돈을 낭비할 바에 차악인 트라이아웃으로 회귀하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또 다른 어려움은 풀 개런티 계약(season full guarantee contract)이다. KBL은 외국선수 급여를 월봉으로 분할지급한다. 시즌 도중에 선수가 교체되면 잔여월봉은 주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기량 좋은 선수들은 ‘무조건 1년 치 연봉을 보장해 달라’며 버티는 경우가 있다. B 구단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풀 개런티가 일반적이다. 풀 개런티를 해주지 않으면 오지 않겠다는 선수들이 많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선수를 제외하니 남는 선수가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2017 트라이아웃 현장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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