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공법 대신 트릭 쓴 신태용호,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쳤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6.19 08: 22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트릭 대신 한국이 잘하는 것으로 정공법을 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서 스웨덴에 0-1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멕시코와 스웨덴(이상 승점 3)에 이어 독일과 함께 공동 3위로 처졌다. 16강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강호인 멕시코, 독일전서 큰 부담감을 안고 싸우게 됐다.

신태용 감독은 자신의 입으로 '트릭'이라고 말했던 김신욱(전북)을 깜짝 선발 기용하며 트릭에 트릭을 썼다. 포메이션도 기존 4-4-2 대신 낯선 4-3-3을 가동했다. 수비 후 역습에 초점을 맞춘 4-5-1 전형에 가까웠다.
그동안 한국이 수 차례 평가전서 실험했던, 잘하는 것을 버리고 깜짝 전술을 내세우자 스웨덴도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딱 전반 10분이 지나자 약효가 떨어졌다.
'스리톱' 공격수였던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수비 시 미드필드진 깊숙히 내려와 수비에 적극 가담했다. 그게 다였다. 한국의 유효슈팅은 '0'이었다. 월드 클래스 공격수를 보유하고도 수비만 하다 끝난 꼴이 돼 버렸다. 김신욱도 공수 세트피스 시 유용한 카드로 생각해 선발로 내보냈지만 실효는 없었다.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90분 내내 선수비 후역습으로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넉아웃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대회서 약팀이 강팀을 잡는 전술로 유행하고 있지만 오랜 시간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어온 이란, 아이슬란드 정도가 돼야 실현가능한 일이다.
월드컵 최종예선과 최근 평가전서 드러난 한국의 최대 약점은 불안한 뒷마당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스리백도 써보고, 선수 구성도 바꿔봤지만 좀체 나아지지 않았다. 잘하는 걸 내세워야 하는 스웨덴전서 실험을 거듭했지만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말았다.
한국은 후반 중반 이후 뒤늦게 공세를 강화했지만 너무 늦었다. 스웨덴은 침대축구와 짠물수비로 한국의 공격을 침착하게 막아냈다. 한국이 공격 예열을 마쳤을 땐 이미 종료 휘슬이 다가온 시점이었다. 
신태용호의 트릭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안타까운 결과를 만들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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