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박민지 “15년차 배우? 잊어주세요...오래 일하는 게 꿈”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6.18 08: 02

배우 박민지가 15년차 배우가 아닌, 늘 신인의 마음으로 2018년을 더욱 알차게 꾸리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박민지는 지난 달 종영한 MBC 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에서 주인공 한승주(유이 분)의 친구 권세미(박민지 분)로 등장, 인생 첫 기혼자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박수를 받았다. 박민지는 이 작품으로 ‘동안 배우’만으로 인식된 기억을 깨고, 더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에 박민지는 “신항로를 개척했단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나는 주변에 결혼한 친구나 동료가 많지 않다. 그래서 결혼이란 게 더욱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데릴남편 오작두’를 통해 이 드라마 안에 나오는 결혼, 임신 등에 대한 이슈가 정말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고민이라는 걸 알게 됐다. 괜히 나도 불안해졌다.(웃음) 드라마가 특히 여러 형태의 결혼을 보여주지 않나. 현실적인 이야기를 잘 다뤄준 것 같아서 고맙기도 하고, 공감도 많이 갔다.”

이번 작품에서 방용민 역의 한상진과 함께 부부 호흡을 맞추며, 아이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난임 부부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표현한 박민지. 한상진과 부부로 만나 어색했을 지도 모르겠다는 질문에 “실제 나이차도 있어서 그게 화면에 나타나면 어쩌나, 안 어울리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만날 때부터 오빠가 정말 잘해주고 리드를 해줘서 재미나게 촬영을 했다. 어느 순간 나이차가 의식이 안 됐다”고 말하며 한상진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상진 오빠와는 12살 차이가 나는데, 함께 촬영하면서 소소한 수다도 엄청 떨고, 밥도 함께 먹으면서 한상진 오빠가 정말 큰 오빠처럼 느껴졌다. 다른 드라마에 출연 중이셔서 쫑파티 때 못 뵈었는데 허전하고 아쉽더라. 정수영 언니와는 다른 드라마에서 친언니로 반 년 동안 촬영을 함께 하다가 다시 만난 건데 정말 반가웠다. 사실 제가 뒤늦게 합류해 첫 촬영 때 정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유이 언니와 정수영 언니가 다 잘 해줘서 시원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박민지는 이번 작품에 대해 “열심히 했고, 스스로는 만족스러웠던 작품”이라고 회상했다. 드라마 자체에 애정이 깊었고, 모든 캐릭터가 허투루 등장한 신이 한 장면도 없었기 때문에 더욱 한 장면에 공을 들여 연기할 수 있었다고. 시청자들이 워낙 꼼꼼하게 시청하며 감정 이입을 해주니 배우의 입장에서는 더욱 신이 나서 촬영할 수 있었다고 박민지는 설명했다.
“이 드라마는 정말 뻔하지 않고 통속적이지 않았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가면 갈수록 정말 더 재미있어졌다. 시청자 반응 또한 그렇게 나오니 뿌듯함이 컸다. 제 마음도 ‘아이고, 황송하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치인트’ 때에는 1020세대가 많이 봐서 ‘언니’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저보다 언니인 시청자들로부터 공감과 내리사랑을 받는 느낌이 들어서 또 색달랐다. 그 호응, 그 기대를 깨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서 더 열심히 했다.”
이번 작품에서 기혼자 역할을 하는 게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극에 맡기면 그만이었다”고 베테랑 배우다운 답변을 했던 박민지. 실제 결혼은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곰곰이 생각을 거듭하다 “이 드라마의 부부들을 보며 ‘결혼이 이래서 좋은 거구나’를 느낄 때가 있긴 했지만, 아직 내게 결혼은 크게 생각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준비가 덜 됐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하는 사람들을 보면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무언가 성공한 사람들처럼 보인다.(웃음) 상황도, 시기도 다 맞아서 하는 게 결혼 아닌가. 그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벽처럼 느껴지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새롭게 챙기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도 많고, 포기해야 할 것들도 생기는 게 결혼이다. 아직은 그걸 다 감당하기엔 버거운 느낌도 있다. 그리고 요즘 서른이면 결혼이 급한 그런 나이는 아니지 않나. 아직까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박민지에게 2018년은 서른 살이 된 해이자, 데뷔 15년차를 맞은 해이기도 하다. 30대로 들어선 소감이 어떤지 묻자 박민지는 “이제 갓 20대를 잃은 느낌”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아직 얼굴은 그대로이지만, 어딘지 더 깊어진 것이 느껴졌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최근에 일에 대한 마인드도 깊어지고, 책임감도 더 생겼다”며 연기에 대한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일 자체를 고귀하게 느끼게 된 마음가짐의 변화를 설명했다. 
“데뷔 15년? 잊어주세요.(웃음) 난 신인과 다름없다. 데뷔시절부터 지금까지 돌아보면서 엄청난 성과를 이루진 못했지만, 그래도 ‘살아남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좀 더 노력해서 이 일을 오래 해볼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 살아남고 싶고, 작든 크든 다작을 하는 게 꿈이 됐다. 올해는 서른이 되고, 데뷔 15주년이 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져서 내겐 유독 더 특별하다. 그런 2018년을 ‘데릴남편 오작두’로 열 수 있어서 좋았다. 연기인생 중에서 잊지 못할 한 해가 된 것 같다.”/ yjh0304@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