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 후 대중이 크게 분노하고 국민청원까지 했다. 이 모든 건 긍정적인 변화를 바라는 대중의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 분명하다.
여전히 ‘먹방’, ‘쿡방’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방송에서 공개된 ‘맛집’부터 SNS 등을 통해 많은 사람이 맛있다고 하는 ‘맛집’은 찾아다닐 정도다. 하지만 정작 찾아간 일부 맛집 중 실망감과 배신감을 준 맛집들도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의미가 있었다. 최근 방송된 해방촌은 맛집이 많은 걸로 유명하지만 원테이블 식당을 비롯해 실망스러운 식당들이 있었다. 백종원은 쓴소리도 하고 적극적으로 돕기도 하면서 용기를 잃었던 사장들이 일어설 수 있게 했다. 시청자들도 백종원과 함께 따끔하게 한 마디 하는 등 비난과 비판을 하면서도 노력하는 사장들의 모습을 보며 응원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8일 방송에서 시청자들을 크게 분노하게 한 것은 물론 충격에 빠뜨린 식당들이 등장했다. 족발집, 장어집, 샐러드집, 경양식집 네 식당의 사장이 자진해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신청해 출연했다.
오픈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가게들이었는데 사장들 모두 요리나 식당 운영에 능숙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들의 식당 오픈 기간을 감안하면 부족한 면이 있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백종원이 말했듯 ‘잔머리’로 요리하는 사장들뿐이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전혀 생각이 들지 않은 음식들 같았다. 맛이 없는 건 개선할 수 있지만 위생 상태나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기본이 안되 있었다. 고등어를 미리 구워놓고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손님에게 나가는 것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마늘을 그대로 요리에 넣고 소스도 시중에서 파는 소스를 사용했다.
이뿐 아니라 해물을 해동한 후 냉장고에 집어넣지 않고 있는 모습에 백종원은 크게 분노하며 일부러 손으로 해물들을 주물럭거리고는 버리라고 했다. 이를 먹은 손님이 식중독에 걸리기라도 하면 사장은 문을 닫을 수도 있었기 때문. 백종원의 분노는 당연했다.
백종원은 모든 식당을 둘러본 후 “내가 손님이었으면 그냥 나갔다”, “이건 죄다”, “인생 망한다”고 쓴소리를 퍼부었다. 이 상태에서 솔루션을 진행했다가는 큰일난다는 판단에 제작진까지 긴급 소집했다.
방송 후 네티즌들 또한 크게 분노했고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식약처 및 담당 기관의 대대적인 식당 위생점검과 불시점검의 시행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자는 “식약처의 대대적인 위생단속과 더불어 불시점검을 상시 시행해줄 것을 촉구한다. 환경 점수 미달이 되는 식당은 1회 경고를 한 뒤 그 이후에도 개선이 되지 않거나 다시 적발되면 폐업조치를 내려주길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
시청자들은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을 보고 분노하고 충격에 빠진 가운데 등장한 국민청원. 이날 방송이 국민청원의 발단이었겠지만 결국엔 국내 식당의 발전, 또한 국민건강을 위한 국민청원이었다. 온 국민이 긍정적인 변화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kangsj@osen.co.kr
[사진]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 캡처, 국민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