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수부터 최우식"...'마녀', '신세계' 감독의 야심작 대박날까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8.06.08 11: 54

신작 '마녀'를 통해 1000대1의 경쟁률을 뚫은 신예 김다미와 연기파 배우 조민수, 박희순, 충무로 블루칩 최우식이 뭉쳤다.
8일 오전 서울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마녀'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박훈정 감독을 비롯해 김다미,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 등이 참석했다.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이다. 신예 김다미, 탄탄한 연기력과 카리스마를 지닌 조민수와 박희순, 충무로 대세 최우식 등을 토대로 긴장감 넘치는 전개, 감각적인 액션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마녀'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은 2010년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 각본으로 주목을 받았고, 2013년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 주연 '신세계'로 누아르 장르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혈투'(2011), '대호'(2015), '브이아이피'(2017) 등을 연출했다. 
박훈정 감독은 "원래 신세계 끝나고 다음 작품으로 준비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대호'를 하게 돼 순서가 뒤로 밀렸다. 이 작품은 오래 전부터 고민하고 생각하던 게 있었다. 인간이 악하게 태어나서 선하게 변해가는 지, 아니면 인간이 선하게 태어나서 악하게 변해가는 지 궁금했다. 인간이 뭔가 결정돼서 태어났다고 할 때, 인간은 그것에 맞춰서 하는 건가 싶었다. 거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돼 시나리오를 썼다"며 기획의도를 언급했다.
주연 배우들에 대해 박훈정 감독은 "조민수, 박희순 배우는 제일 먼저 캐스팅했다. 이 영화의 기획 자체가 처음부터 신인 배우를 오디션을 통해서 뽑으려고 계획했다. 작품을 지탱하는 안정적인 배우가 필요해 조민수, 박희순을 캐스팅했다. 근데 결과적으로 배우들의 조화가 잘 이뤄졌다. 나도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만족했다.
극 중 김다미는 기억을 잃은 고등학생 자윤 역을 맡았다. 어릴 적 시설에서 일어난 사고로부터 탈출한 후 기억을 잃은 채 평범하게 살아가던 중 의문의 인물들이 나타나며 점차 모든 것이 뒤바뀌는 캐릭터다. 김다미는 1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신예다.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던 제작진은 3차 오디션에 걸쳐 신인 김다미를 찾아냈다. 
공식석상이 처음인 김다미는 "굉장히 떨리고, 모든 분들이 열심히 준비한만큼 영화를 많이 기대해주시면 좋겠다. 오디션에서 뽑히고 얼떨떨하고 행복한 마음이 컸다. '어떻게 이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고 얘기했다.
박훈정 감독은 "실제로 1500대1의 경쟁률이었다. 김다미는 전작이 거의 없는 배우다. 연출부 오디션을 보고, 그 자료를 모아 선별해서 직접 만나는 오디션을 봤다. 촬영을 앞두고 배우가 없어서 초조했다. 결국에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나 싶었는데, 김다미를 봤다. 보자마자 자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됐다. 같이하자'고 통보를 했는데 반응이 미지근했다. '하기 싫은가?' 싶어서 물어봤는데, 시나리오 괜찮다고 하더라"며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힘들었던 점에 대해 김다미는 "자윤이가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살아오고 있었는데, 과거를 아는 인물들을 만나면서 겪는 자윤의 입장이나 생각을 고민했다. 그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까 많이 생각하면서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관능의 법칙'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조민수는 자윤이 잃어버린 과거 기억을 모두 알고 있는 닥터 백을 연기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몰아붙이는 저돌적인 성격에 비밀스러운 목적으로 자윤의 기억을 되돌리려는 인물이다. 헤어스타일과 의상 등 외형부터 냉철하고 저돌적인 캐릭터로 변신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조민수는 "박훈정 감독님한테 시나리오를 받을 때 좋았던 이유는 닥터 백이 원래 남자한테 주려고 했는데, 제작 회의를 통해 여자로 바뀌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선택돼서 기분이 좋았고, 고마웠다. 감독님한테 남자의 화법을 바꾸지 말라고 했다. 지금 기대되고 긴장되고 떨린다. 뭔가 다른 캐릭터를 만들고 난 뒤, 어떤 반응이 올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부분이 고민이었다. 그런데 그 고민하는 과정도 재미였다. 솔직히 박훈정 감독한테 고맙다. 남자 캐릭터를 조민수한테 던져 줄 때 의심했을 텐데, 과감하게 결정해주셨다. 난 모든 게 재밌었고, 아직도 설렌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여배우 캐릭터가 적은 것과 관련해 조민수는 "여자 연기자의 역할이 없다고 할 때 고민을 해본다. 동료 여자 배우들과 '어떤 걸로 관객들을 흔들어 놓을까' 고민한다. 내 작은 욕심은 이게 각인이 돼 '이런 캐릭터도 여자한테 가도 무리가 없겠구나' 느껴진다면 행복할 것 같다. 나름대로 작은 소명같은 것도 갖게 되더라"고 고백했다.
박희순은 닥터 백의 지시로 자윤을 쫓는 미스터 최로 분했다. 자윤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된 미스터 최를 묵직한 카리스마로 완성시켜 극에 몰입도를 높인다. 사고가 일어난 순간부터 닥터 백의 지시로 자윤을 찾으려는 미스터 최의 매서운 집념과 강인함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냈다는 전언이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박희순은 "감독님한테 전화가 왔는데, 분량이 많지 않다고 하더라. 우리 사이에 숙식 제공 할테니 잠시 놀다 가라고 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봤는데,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게 있더라. 무엇보다 여성 캐릭터들이 남성 캐릭터에 가려서 아쉬운 지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여성 캐릭터의 향연이다. 배경이 될 지언정,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최우식은 어느 날 갑자기 자윤 앞에 나타나는 의문의 남자 귀공자를 맡았다. 알 수 없는 표정과 서늘한 매력으로 색다른 변신을 기대케 한다. 그간 보여준 순수한 매력을 벗은 최우식은 자윤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를 압박하는 귀공자 캐릭터로 강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우식은 "역할 이름이 귀공자라서 처음부터 부담스러움을 많이 느꼈다. 미스터리한 인물인데, 닥터 백이 명령을 내리면 사냥을 하는 캐릭터다"고 소개했다.
최우식은 '거인'으로 청룡영화상을 비롯한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부산행' 연상호, '옥자' 봉준호 감독에 이어 '마녀'를 통해 박훈정 감독과도 호흡을 맞추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박훈정 감독님이 날 호출하셔서, 사무실에서 시나리오를 봤는데, 귀공자라는 이름을 보고 '내가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감독님이 당연히 할 수 있다고 하셨다. 이번에는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발랄한 캐릭터를 많이 했다면, '마녀'는 삐딱하고, 액션도 강력하다. 그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액션을 해서 긴장하고 겁도 났다. 다행히 촬영 전 3개월 동안 김다미 씨와 노력을 했다. 처음으로 실제 타격도 해봤는데, 각 액션마다 포인트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훈정 감독과 작업 후 크게 만족했다는 조민수는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박훈정 감독이 직접 글을 쓰기 때문에 얘기를 통해 그 캐릭터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었다. 현장 자체가 설레게 했다. 이 설렘이 다른 분한테도 전달되면 좋겠다"며 미소를 보였다.
박희순은 "박훈정 감독은 작가 출신이라서 소재나 스토리가 무궁무진하다. 그 외에도 수십 편의 작품이 노트북에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에 조민수는 "현장가면 박훈정 감독님은 처음 만나는 배우들을 낯을 가리는 스타일이다. 그때마다 박희순만 편안해 하더라. 박훈정 감독이 '마녀'를 하면서 쉼터는 박희순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박희순은 "박훈정 감독이 이번에는 작업 방식 자체도 좀 달랐다. 테이크도 여러 번, 진짜 끝까지 찍더라. 그동안 몇 작품이 망하니까 정신 차린 것 같기도 하다.(웃음) '마녀'에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부은 것 같다. 그만큼 새로운 작품이 나올 것 같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박훈정 감독은 "'마녀'가 너무 액션 영화로 보이는 건 부담스럽다. 내 영화 속 액션은 서사를 풀어가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액션신은 서사에 맞는 액션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작품과 결이 맞는 액션이 좋다. 그것에 대해서 무술팀한테 주문을 했다.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작품과 맞게 액션을 설계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박훈정 감독은 "여성 액션 영화로 주목했다기 보다는, 그런 스토리를 하고 싶었고, 주인공으로 적합한 인물을 만들다보니 여학생 캐릭터가 나오게 됐다. '한국판 공각기동대'라는 것에 대해 스토리 라인이나 이런 부분은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나도 '악녀'를 재밌게 봤는데, 말 그대로 그 작품은 여성 액션 영화다. 우리 영화는 완전히 액션 영화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감각적인 액션을 예고하는 '마녀'는 오는 27일 개봉한다./hsjssu@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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