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츠(Suits)’ 박형식이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했다.
박형식은 KBS 2TV 수목드라마 ‘슈츠(Suits)’(극본 김정민/연출 김진우/제작 몬스터유니온, 엔터미디어픽처스)에서 천재적 기억력, 공감능력을 지닌 가짜 신입변호사 고연우(박형식 분) 역을 맡아 시청자와 마주하고 있다. 고연우는 최강석(장동건 분)과 함께 브로맨스를 보여주며 극을 이끄는 인물. 여기에 한 인물의 성장이라는 스토리까지 담아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박형식은 특유의 캐릭터 표현력, 여러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를 통해 이 같은 고연우 캐릭터의 특별한 스토리와 매력을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슈츠(Suits)’에서 배우 박형식의 존재감이 반짝반짝 빛나는 요인이 또 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매력일지도 모르는 것. 바로 집중력 있는 열연을 통해 극 전체의 텐션을 쥐락펴락하는 면모이다.
지난 7일 방송된 ‘슈츠(Suits)’ 14회에서는 이 같은 배우 박형식의 집중력과 몰입도가 또 한 번 눈부시게 빛났다. 이날 고연우는 최강석이 역대급 위기에 처한 가운데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판을 뒤흔들었다. 모의법정만 해도 지난 번 상대를 위해 스스로 승소를 내려놨던 것과 달라, 어느 때보다 맹렬하고 잔혹하게 몰아 붙이며 상황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었다.
이날 진행된 모의법정은 고연우가 직접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최강석의 곁에 서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최강석의 반대편에 서기를 자처했다. 뿐만 아니라 최강석을 어떻게든 나락으로 떨어뜨려,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는 함대표(김영호 분)에게 다가서기까지 했다. 최강석을 위해 한 행동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인지. 고연우 속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의심을 사서도, 전적으로 믿음을 드러내서도 안 되는 것이 이날 ‘슈츠(Suits)’ 속 고연우였다. 박형식은 상황과 상대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고연우의 행동을, 탄력적인 연기를 통해 그려냈다. 많은 대사를 쏟아내면서도 극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시킨 것이다. 박형식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한 눈빛, 그럼에도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표정, 조이고 풀 때를 명확히 알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기막힌 완급 조절 등을 보여줬다.
모의법정을 비롯, 팽팽한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 장면이 비교적 길게 이어진 이날 방송에서 이 같은 배우 박형식의 진가가 더욱 빛났다고 할 수 있다. 앞선 모의법정 장면에서도 박형식은 감각적이고 집중력 있는 연기를 통해 시청자를 몰입시켰다. 지난 번에 이어 또 다시 배우 박형식의 특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텐션 유발’이 두드러지게 돋보인 것이다.
이제 ‘슈츠(Suits)’는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만큼 스토리를 더 강력한 폭풍을 몰아칠 것이다. 그 중심에 숨막히는 텐션을 형성하며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하고,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들 배우 박형식이 있다. 끝까지 ‘슈츠(Suits)’를 봐야 하는 이유이자, 가까워 오는 ‘슈츠(Suits)’의 종영이 안타까운 이유이다. /parkjy@osen.co.kr
[사진] '슈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