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욕심은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만.."
이뤄지지 못한 엄마의 소원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유방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쎄쎄쎄 멤버 故임은숙의 사연이다.
유방암 4기로 투병 중이었던 임은숙은 4일 오전 세상을 떠났다. 향년 43세.
임은숙은 90년대 쎄쎄쎄의 멤버로 활동하며 ‘신데렐라 콤플렉스’, ‘아미가르 레스토랑’, ‘떠날 거야’ 등으로 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댄스 그룹이다. 특히 쎄쎄쎄는 지난 1월 방송된 JTBC '슈가맨2'에 출연해 많은 시청자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그 만큼 그의 비보가 대중에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가는 분위기다.
임은숙은 '슈가맨2'에 출연했을 당시 투병 중이란 사실을 솔직히 밝혔던 바다.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방송에 출연했다고 전한 그는 "촬영 한 달 전에 더 전이가 됐다고 해서 방송에 출연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았다. 그런데 딸에게 한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마지막 무대가 될 것 같아서 하루 불살랐다"고 자신의 절절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지난달 30일 방송된 EBS ‘메디컬다큐7요일’에 출연하기도 했다. 당시 고인은 양측 유방 전절제 수술 후 간까지 전이가 돼 항암치료를 이어가고 있지만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로도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더욱이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한 것은 그의 사연. 가수 활동을 접은 후 보디빌더 대회까지 준비할 정도로 건강에 자신이 있었던 고인에게 암은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이혼 후 힘든 투병 생활을 하며 홀로 7세 딸을 키운 그는 “딸이 성인이 돼서 결혼까지 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그런데 그건 진짜 말 그대로 제 욕심이다..중, 고등학교까지 들어가면 스스로가 생활을 할 수 있지만.. 인이 될 때까지 제가 버틸 수 있다면 조금은 안심이 될 것 같다"라고 고백하며 삶의 마지막 바람에 대해 전했던 바다. 또 자신을 대신해 딸을 키워주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죄송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마지막까지 딸과의 약속을 지키려 하고 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품은 채 유명을 달리한 故임은숙. 그래도 암 투병 중에도 보인 밝은 미소는 많은 이들에게 긍정의 에너지와 희망을 전했다.
한편 4일 거리의 시인 노현태는 “이게 마지막이네. 쎄쎄쎄 임은숙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내일 유정이랑 문병 가기로 했는데 뭐가 급해서 이렇게. 은숙아 좋은 곳으로 가서 거기서는 꼭”라는 글로 임은숙을 애도했다.
쎄쎄쎄의 또 다른 멤버 이윤정은 임은숙을 먼저 떠나 보낸 슬픔을 토로했다. 이윤정은 OSEN에 “사실 어제(3일) 임은숙을 보고 왔다. 병문안을 다녀왔는데 오늘 소식을 접했다”며 “아직 (임은숙의) 장례식장에 가지 못했다. 다른 멤 버와 함께 오늘 저녁에라도 갈 생각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6일 발인. / nyc@osen.co.kr
[사진] EBS '메디컬다큐7요일' 캡처, '슈가맨2' 캡처, 노현태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