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정민이 각고의 노력 끝에 래퍼로 변신했다.
4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영화 ‘변산’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이준익 감독과 배우 박정민, 김고은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동주’ ‘박열’에 이은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영화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 분)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빡센 청춘 학수(박정민 분)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유쾌한 드라마.
빡센 청춘의 무명 래퍼 학수 역을 맡아 ‘동주’ 이후 이준익 감독과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박정민은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피아노 실력을 보여준데 이어 랩에 도전했다. 그는 어설픈 래퍼로 보이고 싶지 않아 1년 가까이 랩 연습에 몰두하며 직접 가사를 쓰며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을 준비할 때 이준익 감독의 전화를 받았다는 박정민은 “전화가 오셔서 대뜸 ‘랩 잘하지’ 하시더라. ‘내가 노래방에서 들었는데 랩 잘하던데’라고 하시며 ‘비와이 정도 하잖아’ 이러시더라. 제가 ‘그 분은 오디션에서 1등 하신 분’이라고 하자 감독님이 ‘그러면 도끼정도 하잖아’하셔서 ‘그 분은 심사하시는 분이다. 그건 아니다’라고 말씀 드렸다. 그냥 잊어버리라고 하시더니 촬영 끝나고 다시 불러주셔서 참여하게 됐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번 영화에서 래퍼로 변신한 그는 “변신이라고 하면 변신일 수 있는데 그 전에 제가 맡았던 역할들 보다 학수라는 인물이 그냥 박정민이라는 사람이랑 가장 가까운 인물인 것 같다. 그렇다고 제가 래퍼라는 것은 아니고 가장 제 모습에 가까워서 연기하기에 캐릭터적으로 큰 변신을 꾀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다만 랩이라는 게 있어서 그 부분을 열심히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에 랩 음악을 듣는 것은 좋아하고 술 취해서 노래방에서 랩하는 것은 좋아했지만 이준익 감독님께서 공교롭게 그걸 들으시고 제가 잘한다고 착각하시고 캐스팅을 하신 것 같다. 본격적으로 해보니까 그냥 호기롭게 도전할 영역은 아니구나 싶어서 더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극 중 랩 네임으로 전라도 사투리로 데면데면하다는 뜻의 ‘심뻑’을 사용한 그는 “감독님이 정해주신 것”이라며 “처음에는 조금 이상한데 생각이 들었다”며 “처음에는 멋있는 것, HSK 같이 영어로 되어있는 것을 생각하다가 잘 생각해보면 도끼 넉살 등도 처음에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훌륭한 래퍼셔서 용인이 되는 네임이지 않나. 심뻑도 그런 의미에서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박정민은 극 중 ‘쇼미더머니’ 오디션 도전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실제 심사를 했던 유명 래퍼들 앞에서 하루 종일 랩을 해야 했다는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그는 “도끼, 더콰이엇, 매드클라운, 던밀스 등 우리나라를 주름 잡는 분들, 저 분들 앞에서 제가 랩을 했다. 그것도 하루 종일. 굉장히 창피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점심시간이 왔는데 저는 너무 창피해서 그 분들 근처에도 가지 못하겠더라. 그런데 감독님이 그 분들을 모아놓고 밥을 드시더라. 그러면서 감독님이 ‘정민이가 오디션에 참가하면 몇 등 정도 할 실력이야’라고 물어보시더라. 도끼 씨가 고민을 하시더니 ‘2차 정도 가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이런 이야기를 하셨던 것 같다. 저는 너무 창피하더라. 저는 가장 먼 자리에서 밥을 먹었다”며 “저는 저 분들 앞에서 랩 연습을 하는데 도끼 씨는 복도에서 대사 연습을 그렇게 하시더라. 한 줄이셨는데 굉장히 잘 하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현장에서는 박정민의 랩 실력이 담긴 뮤직비디오가 최초공개 되어 이목을 끌었다. 영상 속 박정민은 수준급의 랩실력을 뽐내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준익 감독의 따뜻한 청춘영화 ‘변산’은 오는 7월 4일 개봉한다. /mk3244@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