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아티스트는 뉴스 인터뷰를 진행했고 대표 프로듀서는 강연자로 나서 K팝의 미래를 짚었다. 흔한 음악 방송이나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뉴스와 시사교양 프로그램마저 접수한 방탄소년단과 방시혁 빅히트 대표다.
3일 방송된 SBS '8 뉴스'에 방탄소년단이 특별 게스트로 나왔다. 김용태 앵커는 "뉴스가 재미없다고 방에 들어간 아들 딸이 있다면 불러 달라. 빌보트 차트를 점령한 대한민국 일곱 청년이 여기에 나와 있다"며 방탄소년단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다소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질 뉴스 인터뷰였지만 방탄소년단은 유쾌하게 자신들의 소신을 밝혔다. 지난달 발표한 새 앨범 '러브 유어셀프 : 전 티어'로 미국 빌보드200 차트 1위, 빌보드 핫100 차트 10위를 따낸 만큼 여유는 넘쳤고 음악적 신념은 더욱 굳건했다.
정국은 빌보드 접수 소감을 묻는 말에 "처음 빌보드 1위라는 소식을 들었을 땐 실감이 안 났다. 이젠 주변에서 축하도 많이 해주셔서 실감이 조금씩 나고 있다. 이름에 걸맞게 좋은 음악하고 계속 성장하겠다"고 답했다.
역시나 팬사랑이 뜨거웠다. 제이홉은 "앨범 때마다 좋은 성과를 이뤘는데 가장 감사한 건 팬들"이라고 고마워했고 지민은 "팬들이 우리 노래를 따라하는 걸 보는 게 가장 행복하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서 우리의 모습을 다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뷔 역시 언어, 인종, 나이, 성별을 뛰어넘은 전 세계 아미 팬들에게 인사했다. "다 아미 팬들이 만들어줬다. 아미들 노력 덕분에 전 세계 팬들이 언어나 지역을 넘어서 소통이 가능한 것 같다. 저희를 더 좋아하게 만들어주셨다"며 미소 지었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데뷔해 매번 자신들의 이야기를 음악에 담고 있다. 이 점이 이들이 세계를 정복한 요인으로 손꼽힌다. 이는 방시혁 대표의 철학과도 같다. 멤버들에게 주문한 건 단 하나. "너희들의 이야기를 노래해라"였기 때문이다.
슈가는 "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다. 음악하면서 늘 현 세대와 지금 우리의 생각을 많이 담고 싶었다. 그게 우리의 역할이다. 저희 노래로 용기와 힘을 얻어가신다 하니 우리 역시 힘을 얻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축복이다"며 감격했다.
리더 RM도 "화두를 던지고 음악과 퍼포먼스로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 타이틀이 러브 유어셀프다. 스스로 사랑하자는 화두를 던졌다. 이에 대해 많이 나눠보고 싶은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건 같은 시각 KBS 1TV에서도 방탄소년단의 이야기가 방송됐다. 지난 2월 전파를 탄 시사교양 프로그램 '명견만리-방시혁 대표' 편이 3일 오후 8시부터 재방송 된 것. 공교롭게 양쪽 시사교양 뉴스 프로그램에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셈이다.
재방송인데도 반응이 뜨겁다. 방시혁 대표는 빅히트 대표 프로듀서인 피독과 함께 미국 LA를 찾았다. 이 곳에서 2013년 방탄소년단의 데뷔 앨범을 녹음했는데 LA 민박집 주차장에 만든 녹음실에서 방탄소년단의 꿈이 탄생했다.
방시혁 대표는 "그 때 이 앨범 망하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하면서 누가 조금만 좋다고 하면 다행이라고 좋아했다. 방탄소년단 친구들은 리얼리티까지 찍느라 너무 힘들어서 녹음실 바닥에 누워 자기도 했다"며 추억을 곱씹었다.
별 볼 일 없던 동양의 가수와 회사에 선뜻 녹음실을 내줬던 에릭은 "피독과 방시혁은 최고가 아니면 만족하지 않는다.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엄청 노력한다. 다들 이 정도면 됐다 했는데 이들은 그렇지 않았다"며 회상했다.
음악 방송과 예능이 아닌 뉴스와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다시 한번 자신들의 음악적 소신을 널리 알린 방탄소년단과 방시혁 대표다. 이러니 그들과 그들의 음악이 팬들에게 진심으로 와닿을 수밖에. /comet568@osen.co.kr
[사진] SBS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