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성폭행범 아니다"…김기덕, 반성 대신 선택한 반격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06.03 15: 30

성추문으로 잠행에 들어갔던 김기덕 감독이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성추문과 관련된 의혹을 방송한 'PD수첩' 제작진과 자신에게 성추행 등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배우들을 무고,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김기덕 감독은 연이은 성추문으로 활동을 중단한 채 잠적한 상태였다. 김기덕 감독을 둘러싼 성추문은 지난해 8월 처음으로 불거졌다. 김기덕 감독이 지난 2013년 영화 '뫼비우스'를 촬영할 당시 여배우 A씨에게 연기 지도를 이유로 폭행을 가하고, 남자배우 성기를 만지게 하는 등 원치 않는 베드신 촬영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피소되면서 김기덕 감독을 둘러싼 성폭력 의혹이 공론화됐다.

이후 김기덕 감독은 A씨와의 법정 싸움에서 강제추행 치상 및 명예훼손 등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 판결을 받았고, 폭력 혐의는 인정돼 벌금 5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내렸다. A씨 측은 검찰의 혐의 없음에 반발하며 항고한 상태다. 
여기에 지난 3월에는 'PD수첩'이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라는 제목으로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 의혹을 집중 취재한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앞서 김기덕 감독을 고소한 여배우 A씨는 물론,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여배우 B, C씨의 증언이 추가적으로 공개됐다.
A씨는 'PD수첩'을 통해 김기덕 감독이 자신에게 폭력을 가한 이유가 김기덕 감독이 요구한 성관계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B씨는 김기덕 감독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성희롱을 당한 뒤 영화에서 하차했다고 주장했고, C씨는 대본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불려간 방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파만파 확대됐다. 
당시 김기덕 감독은 'PD수첩'의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대신 문자 메시지를 통해 "영화감독이란 지위로 개인적 욕구를 채운 적 없다"면서도 "여자에 대한 관심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감정으로 키스를 한 적은 있다. 그러나 동의없이 그 이상의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서로에 대한 호감으로 동의하에 육체적인 교감을 나눈 적은 있다"고 합의 하에 발생한 일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PD수첩'이 전파를 탄 지 약 3개월 만에 김기덕 감독은 반격을 시작했다. 김기덕 감독은 'PD수첩'의 방송 내용이 모두 허위 사실에 기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고소장을 통해 자신은 대중에게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으나, 'PD수첩'의 내용과 같은 성폭행범은 아니며, 악의적인 허위 사실에 기반한 'PD수첩'의 방송 내용으로 이후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A씨와 'PD수첩'은 김기덕 감독의 늦은 반격에 "어처구니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A씨 측은 OSEN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 측은 "기사를 통해 김기덕 감독의 고소 사실을 처음 접했다. 김기덕 감독의 입장이 그렇다면, 우리 역시 어쩔 수 없이 법적 대응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향후 대응 방침을 밝혔다.
'PD수첩' 제작진 역시 마찬가지. 'PD수첩' 측은 "김기덕 감독에 대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취재 결과 피해사실을 주장하는 당사자들의 진술을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정황이 상당하다는 결론에 도달해 방송한 바 있다"며 "취재 당시 자신에 대한 의혹에 대해 제작진의 충분한 반론기회 부여에도 별다른 반론을 하지 않았던 김기덕 감독이 'PD수첩' 제작진을 형사고소해 유감스럽다. 수사기관의 조사과정에서 진실이 드러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기덕 감독이 검찰로부터 혐의없음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김 감독은 검찰의 혐의없음에 칼자루를 빼들고 반격의 기회를 노리는 모양새다. 김기덕 감독은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불린 만큼, 권력을 두려워한 수많은 이들이 자신이 보고 들은 것들을 감추고 숨겨야만 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용기를 낸 수많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은 김기덕 감독의 행동에 대해 증언했다. 그리고 김기덕 감독은 과거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할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김기덕 감독이 선택한 것은 반성 대신 반격이었다. 침묵을 지키던 김기덕 감독은 정말 억울한 것일까. 이제 열리게 된 그의 입에 관심이 쏠린다. /mari@osen.co.kr
[사진] OSEN DB, MBC 'PD수첩' 방송 캡처 
[바로 잡습니다]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7년 12월 7일 <‘여배우 폭행 혐의’ 김기덕 감독, 벌금 500만원 기소>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 45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하였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고 보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 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으며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