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으로 활동을 중단한 김기덕 감독이 MBC 'PD수첩'과 여배우들을 대거 고소한 가운데, 'PD수첩'과 여배우 측이 맞대응을 시사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지난 3월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방송한 MBC 'PD수첩' 제작진과 자신에게 성추행 등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배우들을 무고,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PD수첩'은 지난 3월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라는 제목으로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방송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성추행·폭행·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김기덕 감독을 고소한 여배우 A씨와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힌 추가 피해자 여배우 B, C씨의 인터뷰가 방송됐다.
김기덕 감독인 'PD수첩'의 방송 내용이 모두 허위 사실에 기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덕 감독은 고소장을 통해 자신은 대중에게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으나, 'PD수첩'의 내용과 같은 성폭행범은 아니며, 악의적인 허위 사실에 기반한 'PD수첩'의 방송 내용으로 이후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활동을 전면 중단한 채 침묵을 지키고 있던 김기덕 감독은 A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 했고, 'PD수첩' 제작진과 여배우 B, C씨 등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김기덕 감독과 지리한 법정 다툼을 이어가게 됐다. A씨는 지난해 2013년 '뫼비우스' 촬영 중 김기덕 감독이 연기 지도를 빙자해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하고, 원치 않는 베드신을 강요했다며 김기덕 감독을 고소했다. 검찰은 강제추행 치상 및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내렸고, 폭력 혐의는 인정해 벌금 5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내렸다. A씨 측은 강제추행 치상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 없음에 반발하며 항고한 상태인데, 김기덕 감독이 무고 혐의로 A씨를 맞고소 하며 법정 싸움이 길어지게 됐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기사를 통해 김기덕 감독의 고소 사실을 처음 접했다"며 "우리 역시 어쩔 수 없이 법적 대응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향후 맞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PD수첩' 제작진 역시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PD수첩' 측은 "김기덕 감독에 대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취재 결과 피해사실을 주장하는 당사자들의 진술을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정황이 상당하다는 결론에 도달해 방송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취재 당시 자신에 대한 의혹에 대해 제작진의 충분한 반론기회 부여에도 별다른 반론을 하지 않았던 김기덕 감독이 'PD수첩' 제작진을 형사고소해 유감스럽다"며 "수사기관의 조사과정에서 진실이 드러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mari@osen.co.kr
[사진] OSEN DB, MBC 'PD수첩' 방송 캡처
[바로 잡습니다]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7년 12월 7일 <‘여배우 폭행 혐의’ 김기덕 감독, 벌금 500만원 기소>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 45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하였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고 보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 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으며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