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소녀주의보는 남들이 걷지 않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아이돌이다.
지성(20세 리더), 슬비(20, 리드 댄서), 겨울(21, 메인 보컬). 구슬(18, 메인 댄서), 샛별(18세, 서브 보컬) 등 5인으로 구성된 소녀주의보는 2017년 5월 발매한 첫 데뷔 싱글 '소녀지몽'에 이어 두 번째 싱글 앨범 '키다리 아저씨'로 최근 컴백했다. 많은 가수들이 경쟁하며 공존하고 있는 아이돌계에서 소녀주의보는 이른바 '복지돌'로 차별점은 갖는다. 복지돌은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착한 문화공연을 지속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복지돌'로의 행보가 처음부터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왜 내가 (힘들게)'복지돌'을 해야 하나'란 생각을 가진 적은 없나"란 질문에 지성은 "평범한 아이돌처럼 하고 싶었고, 솔직히 그런 마음을 안 가졌다면 거짓말이죠"라고 솔직히 답했다. "일반 아이돌처럼 큰 무대에 오르고 환호 받고 싶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아니었고 이상이랑은 달랐어요."
하지만 처음 보육원에 가서 아이들 앞에서 공연을 했을 때의 감동은 이들을 바꿔 놓았다. 구슬은 "아기들이 내 손을 잡고 안 놓는데 정말 마음이 짠했어요. 감동이 느껴졌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보육원 아이들이 보인 반응 이후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소녀주의보. 또한 데뷔와 동시에 사회적 약자와 학생들을 위한 ‘100회 무료 공연’이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면서 '팬들에게 직접 찾아가는 아이돌'로 차츰차츰 관심을 모아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공연에 대해 말해달라고 하자 겨울은 "힐링 콘서트로 지방에 갔는데 관람 하시는 분이 10명도 없었어요. 공연을 하는 저희나 보시는 분들이나 서로 민망한 눈치였어요"라고 웃으며 회상했다. 쑥스럽고 창피할 법도 하지만 이런 경험은 맴버들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멤버들은 "예상치 못한 곳에 가더라도 '(관중과)1대 1로 한 공연도 있었는데 여기서 무엇을 못 할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하"라고 입을 모았다.
소녀주의보가 하는 큰 활동 중 하나는 '힐링스쿨'이 있다. 학업에 지친 학생들을 위한 힐링공연으로 학교로 직접 찾아가 소통하며, 올바른 공연문화를 전파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멤버들은 남다른 응원과 반응을 보내주는 또래 여고생들의 응원에 큰 힘을 받는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컴백 쇼케이스로 온라인에서 실시간 검색 1위를 차지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소녀주의보가 데뷔 이래 처음으로 얻은 가장 큰 관심이기도 했다.
이에 지성은 "소리질렀어요. 우리 실검에 올랐다고 포털사이트에서 많이 본 뉴스 1위를 하다니 믿기지 않았어요. 부모님한테 캡처해서 보내드렸죠!"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다른 멤버들 역시 "실화냐란 말이 절로 나왔다"라며 눈을 반짝였다.
특히 지성은 특이하게도 '몸무게'로 화제가 된 아이돌 멤버였다. 적은 몸무게가 아닌 걸그룹 멤버로서는 조금 낯선 숫자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지성의 몸무게 화두는 부작용으로 섭식장애를 앓는 등 심한 체중 줄이기에 몰입하는 아이돌을 보는 시선에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성은 데뷔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60kg이 넘는 걸그룹 멤버'로 화제를 몰고 왔다. 걸그룹들이 유난히 혹독한 몸매 관리를 하고 있기에 60kg이란 숫자 자체가 이슈의 중심이 됐는데, 아름다움은 몸무게 숫자와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았던 것.
지성은 "몸무게가 그 때랑 비슷하다"라며 웃어보였다. 169cm의 키에 60kg 가량의 체중이 나가는 지성의 실제 모습은 건강미 넘치는 늘씬한 미인이다.
본인의 수식어인 '육십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지성은 "처음에는 제가 직접 댓글을 보거나 한 게 아니고 주위에서 얘기를 들은 거라서 무서웠어요. '60kg 아이돌을 과연 좋아할까'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반응을 보기가 겁났었는데 생각보다 안 좋게 봐주시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걱정보다는 괜찮아졌어요"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지금의 몸에서 살을 많이 빼면 누군가는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란 말에는 "살을 일부러 빼지는 않을 예정"이라며 "제가 원래 마르고 여리여리한 체형이 아니에요. 살이 빠져도 그런 몸은 될 수가 없어요"라고 자신의 몸에 대해 평했다. 이어 "제가 또 몸은 이렇지만 밥을 한 끼만 안 먹으면 쓰러져요(정말이에요). 그래서 운동하면서 밥도 열심히 먹고 허약 체질을 극복하는 게 목표입니다. 요즘 그래서 사실 '근육 돼지'가 되고 있어요"라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지성은 요즘 헬스, 킥복싱 등 운동에 푹 빠져있다.
소녀주의보는 멤버들 개성과 매력이 제각각 확연히 다른 것도 눈길을 끈다. 실제로 팬들은 "개개인마다 너무 다른 매력"이라는 것을 소녀주의보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는다고. 여자팬들에게는 이국적 분위기의 미녀 슬비, 남자팬들에게는 순둥순둥 귀여운 막내 샛별이 인기가 많다고. 여기에 뛰어난 실력의 댄싱머신으로 그룹의 안무를 스스로 짜는 구슬, 파워풀한 보컬의 소유자 겨울 등은 여러 '입덕' 창구를 열어놓았다.
무지개같은 멤버들이 함께 지내면서 갈등은 없을까. 서로 싸우지는 않냐는 질문에 멤버들은 "초반에는 서로 잘 모르고 맞추다 보니 싸우기도 했는데 이제는 서로를 너무 잘 아니까 그렇지 않다. 싸우더라도 하루를 넘긴 적이 없다. 바로 풀어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데뷔 해 활동한지는 1년, 처음 만난지는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숙소에서 만들어 놓은 우체통에서 익명으로 누군가(멤버)에게 서운한 점을 써 놓은 쪽지를 모았는데(글씨체를 보면 누군지 다 아는 것은 함정)이제 그것마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이 마음 이대로 '롱런하는 걸그룹'이 되는 것이 꿈이란다.
소녀주의보의 두 번째 싱글 '키다리 아저씨'는 소설 키다리 아저씨의 키다리 아저씨처럼 소녀주의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베풀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더불어 제목처럼 작곡가Jay Lee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진 작업이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거부감도 있었지만 이제는 너무나 자랑스러운 이름이 된 복지돌. 멤버들은 "다른 그룹한테 없는 타이틀이라 이제는 자랑스러워요. 목표가 잘 성취돼서 재능 기부를 하고 싶어요. 훗날 저희 이름으로 복지재단을 만드는 것이 꿈이고, 그 꿈을 이룰 때까지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자가 꼽은 롤모델과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 롤모델
- 샛별 : 그룹 여자친구 선배님이요. 개성 있게 각자 다 다르신 점이 멋있어요. 소녀주의보도 여자친구 선배님처럼 되는 게 꿈이죠.
- 슬비 : 이효리 선배님입니다. 선배님만의 포스와 개성을 닮고 싶어요.
- 지성 : 조용필 선생님을 존경해요. 장르를 불문해 하시는 음악들이 정말 멋있고요. 소아암 관련 기부를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위치에 계셔도 언제나 한결같은 신 게 존경스러워요. 나중에 그렇게 되고 싶어요.
- 구슬 : 박재범 선배님이요. 아이돌 출신 아티스트라고 한정짓지 않더라도 랩과 춤, 노래 다 만능이시고 최고시잖아요. 개성도 뚜렷하시고 자기를 어떻게 하면 멋있게 보일 수 있는지 아시는 것 같아요.
- 겨울 : 마이클 잭슨이요. 한 앨범에 들어가는 수록곡들이 정말 놀랍더라고요. 앨범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정성과 마음이 정말 좋았어요.
◈ 팬들에게
- 구슬 : 컴백을 1년이 걸려 했어요. 계속 같은 곡으로 행사는 돌아 팬분들을 지치게 하지는 않았나 걱정이 많았는데, 1년만의 컴백에도 반겨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하단 말씀 전하고 싶어요.
- 지성 : 1년동안 기다려주셔서 감사해요. 더욱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큽니다. 1년동안 고생해주신 분들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고, 저희 역시 지쳐갈 때쯤 새 앨범을 내다보니 활동에 대한 열정이 더 커요. 1년간의 갈증을 잘 풀어보겠습니다.
- 겨울 : 1년 동안 기다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우리도 지치고 팬분들도 지치셨을 텐데 한결같이 응원해주시는 분들 사랑합니다.
- 슬비 : 옆에서 같이 으샤으샤하고 1년동안 함께 견뎌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 샛별 : 1년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응원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작곡가님도 정말 감사드려요! 2집 활동도 열심히 할테니까 지켜봐주세요~! /nyc@osen.co.kr
[사진] 뿌리엔터인먼트,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