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의 스케치북' 9년간의 기록을 담은 400회 특집이 진행됐다. 수많은 뮤지션들을 낳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이었다.
2일 방송된 KBS2TV 예능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는 400회 특집 'THANK YOU FOR THE MUSIC'이 전파를 탔다.
이날 유희열은 마치 시상식을 방불케할 정도로 턱시도 정장을 갖춰입곤 관객 뒤에서 등장했다. 나비 넥타이까지 말끔하게 차려입은 유희열은 무대에 서자마자 "잔칫날 같다, 기분이 묘하다"면서 객석에서 등장한 이유에 대해 "400회 특집이기 때문"이라면서 "9년동안 한 주를 채워간 건 오늘같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 때문이다, 감사하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어 'THANK YOU FOR THE MUSIC'으로 꾸며질 오늘 특집에 대해 유희열은 "가족같은 뮤지션들이 무대를 꾸밀 것"이라며 역대급 라인업을 예고했다. 스케치북에서만 볼 수 있는 콜라보 무대와 '땡큐 어워즈' 시상식도 준비됐다는 것.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 껏 끌어모았다.
첫번째 무대는 유희열 반주에 대해, 평창 동계 올림픽 폐막식,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 만찬 자리에서 잊지 못할 노래를 선사한 오연준군이 문을 열었다. 오연준의 목소리 위로, 10CM 권정열, 오혁밴드, 멜로망스, 조현아, 아이유, 그리고 이적, 다이나믹 듀오, 윤종신까지 한 목소리를 입혔다. 모두 스웨던 가수 ABBA의 'THANK YOU FOR THE MUSIC'을 다 함께 열창했다. 초호화 역대급 라인업이었다. 활동기간이 아님에도 출연한 뮤지션들에게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유희열은 본격적인 첫 무대에 대해 "나만 알던 팀에서 이젠 대한민국 모두가 아는 대체불가능 밴드"라며
'혁오' 밴드를 소개했고, 혁오가 영광의 첫 무대를 열었다. 혁오는 'TOMBOY'를 첫 곡으로 선곡, 특유의 짙은 보이스와 감성으로 무대를 사로 잡았다. 그 뒤를 이어 이적도 감미로운 무대로 명불허전 무대를 꾸몄다.
무대를 마친 두 사람에게 유희열은 '땡큐 어워즈' 시상식을 진행, 특히 이적에겐 '희열을 느끼려면 이적하라 조꾸상'을 시상해 배꼽을 잡게 했다. 이 분위기를 몰아 이적은 특별한 콜라보 무대를 준비했다고 했다. 바로 오혁과 함께 부르는 '그런걸까'란 곡이었다. 두 사람은 본격적인 콜라보 무대를 꾸몄다. 잔잔한 이적의 피아노 선율과, 감미로운 음색 위로, 오혁의 목소리가 입혀졌고, 두 사람 차분하면서도 몽환적인 무대를 꾸몄다.
다음으로 유희열은 "이 조합 칭찬한다, 귀를 호강시켜줄 것"이라며 어반자카파 조현아와 멜로망스의 무대를 소개했다. 두 사람은 '널 사랑하지 않아'을 열창, 잔잔한 선율을 더한 애절한 목소리가 슬픈 감정을 배가 시켰다. 유희열은 셋이서 유닛을 제안했다. 즉석 결정을 묻자, 조현아는 "조멜망 아니면 멜망조 어떠냐"며 재치있는 입담을 전했다.
다음은 다이나믹듀오가 무대를 꾸몄다. '죽일 놈'을 시작으로 떼창을 유발하며 무대를 열었다. 유희열은 "힙합계의 시조새"라 두 사람을 소개했다. 특히 '죽일놈'에 대해 다듀는 "이 곡은 제대로 활동 못한 곡. 발표하고 바로 군입대 했다"며 아쉬움을 전했고, 이 노래로 상을 못 받았다는 말에 유희열은 "그래서 준비했다"면서 '힙합 방부제상"을 전했다. 데뷔 15년차, 불혹을 앞두고 있음에도 변함없는 비주얼과 에너지로 무대를 장악하는 것을 축하했다.
유희열은 "제일 먼저 찾아간 대기실이 다듀"라면서 사실 개코가 몸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출연한 것에 감사함을 전했다. 개코는 "관객 분들이 괜찮았다면 저도 괜찮다"며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어 유희열은 "스케치북에게 다듀란 노예다, 부르면 바로 온다"면서 노예계 쌍두마차라며 10CM 권정열을 소개했다. 권정열에겐 '유희열의 50가지 그림자상'을 전했다. 야릇한 목소리 음흉한 눈빛, 관능적인 음악으로 유희열의 음악의 길을 따라 걷는다는 것. 권정열은 "가장 원하는 상을 줘서 감사하다"면서 "평소에 아버지라 부른다, 꿈이 토이, 유희열은 섹시하다"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유희열은 "400회 특집 정말 행복하다"면서 다음 가수에 대해 "아프다고 대기실에서 소리가 나더라"면서 가수 윤종신을 소개했다. 윤종신은 "4회를 못 넘길 줄 알았다"며 유쾌한 입담을 전했다. 이어 시상식 상을 준다고 하자, 윤종신은 "그만 받을까 했는데 또 주냐, 상 처음 받냐"며 너스레를 떨며 재치있는 입담을 펼쳤다.
유희열은 '역주행 좋니 좋아상'을 전달, 스케치북에서 부른 '좋니'란 곡이 역주행해 많은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해 축하했다. 윤종신은 "가장 기분 좋은 상"이라면서 "스케치북 역할이 컸다, 도화선이 돼서 반응이 좋았던 것"이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희열은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두 목소리가 만났다"면서 아이유와 오연준 군의 무대를 소개했다. 아이유는 '밤편지'를 선곡, 먼저 오연준 군이 차분하게 무대를 열었다. 이어 아이유는 특유의 독보적인 감성으로 오연준 군의 목소리에 맞춰 선율을 깔았고, 가장 빛나는 환상의 콜라보 무대까지 완성시켰다.
400회를 기념해 3개월 전부터 스케줄을 잡아놨다는 아이유가 출연하자 유희열은 "비로소 '아이유희열' 완전체가 됐다"며 반가워했다. 그동안 정말 바빴다는 아이유에 대해, 유희열은 "그런 의미로 상을 준비했다"면서 '잘 커준 보상'을 전했다. 2009년 첫 출연 이후 9년간 스스로 성장해 최고의 뮤지션이 된 것을 축하했다.
마지막으로 유희열은 아이유에게 스케치북이란 어떤 의미 인지 묻자, 아이유는 "10년 쯤 뒤에 '아이유의 팔레트'로 하겠다"면서 "충분히 하시고 난 후 후임자가 필요하다 생각하실 때 연락달라, 당장하고 싶은 건 아니다"며 유희열을 들었다놨다 했다. 특히 유희열에 '음악가들의 아버씨, 아버지같은 아저씨' 라면서 "혼자 잘 자란 것이 아니고 도움을 정말 받았다, 음악하는 사람에게 어마어마한 곳, 꼭 서고 싶은 그런 상징성 깊은 무대로 오래 남길"이라며 덧붙였다.
유희열은 관객들을 향해 "덕분에 잘 살아남았다, 감사하다" 며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 노래로 유희열은 직접 만든 토이의 '스케치북'곡으로 다함께 열창하며 400회 특집을 마무리했다.
/ssu0818@osen.co.kr
[사진] '유희열의 스케치북'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