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오나라 "신스틸러? 아직 목마르다..대체불가 되고파"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8.06.03 10: 31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 속에 종영한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는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작품이다. 극 중 박동훈(이선균 분)과 이지안(이지은 분) 외에도 박상훈(박호산 분), 박기훈(송새벽 분), 최유라(나라 분) 등 각 인물들의 스토리가 다채롭게 어우러져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조명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사건으로 일생을 아파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스님 겸덕(박해준 분)의 전 연인이자 후계동 사람들의 안식처인 '정희네'의 주인 정희(오나라 분)가 그 주인공이다. 오나라는 때론 후계동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고 때론 자신이 그들에게 위안을 받는 '스님을 사랑한 여자' 정희의 내면을 극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소화해 호평받았다.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정희에 대한 설명은 단 세 줄이었어요. '괴기한 분장을 하고 사람들이 편안하게 오는 '정희네' 사장이다', '남모를 아픔이 있다', '정인이 출가를 했다'가 다였죠. 이 세 줄에 큰 매력을 느꼈어요. '어느 여자 배우가 스님하고 그런 관계에 있는 역할을 해볼까', '정말 아프겠구나', '살아있는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닌 사람을 그리워하는 슬픔의 깊이가 어느 정도일까'라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죠."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시도는 잘 한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 다시 찍으라고 한다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쉬움은 남아요. 막상 연기에 들어가니 슬픈 연기 자체는 괜찮았는데 정희의 20년 세월을 표현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다름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아쉬움이 남아요. 가슴을 쓰리게 했던 지문이 있는데 '얼굴을 일그러뜨리지 않고 눈물만 하염없이 흘린다'였죠. 당시에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정희를 경험한 이제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의 아저씨' 최고의 매력을 꼽자면 사람 냄새를 물씬 풍기는 후계동 사람들만의 끈끈한 정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는 극 안에서 웃고 울면서 또 다른 삶을 살아낸 배우들의 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에 OSEN은 오나라에게 '나의 아저씨'의 촬영장 분위기와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박씨 3형제(이선균, 박호산, 송새벽), 이지은의 실제 모습에 대해 물었다. 
"현장 분위기는 정말 최고였어요. 동네 오빠들하고 놀고 온 것 같은 느낌이었죠. 박씨 3형제는 정말 3형제 같았어요. 호산 오빠는 평소에도 워낙 좋아하던 선배에요. 연기하면서 이질감도 없었고 어색함도 없었죠. 성균이하고도 원래 친해요. 잊을만하면 작품에서 만나게 되는 지인이거든요. 새벽이는 예전부터 제가 (송새벽의) 팬이었어요. 새벽이도 현장에서 '누나'하면서 잘 따라줬죠. 실제로는 애교도 많고 따뜻하고 사근사근한 스타일이에요. 세 분하고는 정말 친구처럼 지냈어요."
"지은이를 처음 만났을 때, 이미 서로가 정희였고 지안이었어요.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기분을 읽을 수 있었죠. 특히 지은이는 대사가 그냥 말처럼 흘러나오는 배우에요. 항상 제게 ''나의 아저씨' 캐릭터 중에 정희를 가장 사랑한다'고 말해줬죠. 마지막에 정희가 겸덕을 만나는 신에 대해서도 궁금해했고요. 작품을 정말 사랑한다는 걸 느꼈고 정희에게 애정을 가져줘서 고마웠어요. 현장에서는 사랑스러우면서도 털털하고 선배들 잘 챙기고 웃는 것도 예뻤던 친구예요."
이 외에도 종영 소감에 대해 "아직 촬영 중인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내 감탄을 자아냈던 오나라. 어느덧 데뷔 20년 차에 접어든 것은 물론, 이번 작품으로 신스틸러로서의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한 그에게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들을 수 있었다.
"전 '대체불가 배우'라는 말이 참 좋아요. '이 배우였기 때문에 이 역할이 살았구나', '이 배우가 아니면 누가 이 역할을 해'라는 말이 배우로서 가장 영광인 것 같아요."
"그동안 정희를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희네'에서 표현된 오나라보다 앞으로 보여드릴 게 더 많아요. 선입견을 가지지 말고 오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작품과 함께 성장해갈지 지켜봐 주세요. 아직 저는 (연기가) 목마르거든요.(웃음)"
한편 오나라는 지난 1997년 뮤지컬 '심청'으로 데뷔한 뒤,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오리지널 여주인공으로 얼굴을 알렸다. 이어 2000년대 후반부터는 드라마 '이판사판', '시카고 타자기', '옥중화', '용팔이', '하이드 지킬 나', '품위있는 그녀', '나의 아저씨'와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여교사', '워킹걸', '댄싱퀸'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nahee@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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