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시간이 부족했음에도 가수 하림, 헨리, 이수현과 완벽한 하모니를 보여준 박정현의 퍼포먼스가 돋보였다. R&B 요정에게 버스킹 요정이라는 또 다른 수식어 하나가 생겼다.
1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 ‘버긴 어게인2’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버스킹을 하는 박정현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동갑내기 가수 하림, 후배 헨리와 이수현을 아우르며 화합하는 그녀의 능력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박정현의 가창력은 두말하면 잔소리. 사고방식, 가치관, 생활태도가 다른 유럽인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음향 장비가 충분히 갖춰진 콘서트 무대나 조건이 부족한 버스킹이나 관객과의 소통을 중요시 여기는 박정현의 매너는 일관됐다. 노래와 무대를 사랑하는 그녀의 음악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박정현과 하림, 헨리, 수현은 대낮부터 한밤중까지 진행된 첫 번째 버스킹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림은 “정현이 목소리가 90%는 하더라. 다들 버스킹을 잘한다”고 극찬했다. 그의 말마따나 박정현의 노래는, 지나가던 사람을 불러 세울 만큼 심금을 울렸다.
네 사람이 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우연히 들른 라이브 카페에서 절정에 달했다. 헨리가 보여준 즉흥 바이올린 연주를 들은 사람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고 박정현과 이수현의 노래로 멈출 수 없는 무대가 차려졌다. 예상치 못했던 추가 공연은 밤 10시 40분이 돼서야 끝이 났다.
이튿날 네 사람은 루이스 드 까몽이스 광장에서도 가장 유동 인구가 많은 바이샤 시아두 지하철역 앞에서 퇴근길 버스킹을 시작했다. 박정현은 “지하철 옆에서 퇴근 시간에 하면 버스킹의 시험대가 될 거 같았다”고 말했다.
박정현은 자신의 히트곡부터 아델의 노래까지, 천상의 목소리로 거리 공연을 보러온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버스킹이 끝났다”고 했음에도 사람들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며 앙코르를 외쳤다.
독백하듯 잔잔히 시작하는 도입부터 그녀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절정에 달하는 부분까지 섬세한 멜로디가 듣는 이의 가슴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비긴 어게인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