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난 기적'이 주인공들의 행복한 결말을 보여주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스토리가 급하게 마무리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2 '우리가 만난 기적' 마지막 회에서는 천상계 메신저 아토가 시간을 되돌려 죽었던 송현철B(고창석 분), 조연화(라미란 분) 부부가 살아났고, 송현철A(김명민 분), 선혜진(김현주 분)도 이전과 다른 다정한 부부 생활을 시작했다.
한날한시 교통사고를 당한 송현철A와 송현철B는 같은 병원에 입원했고, 메신저 아토의 실수로 송현철B가 사망하면서 그의 영혼이 송현철A의 몸으로 들어가 육체 임대를 하게 됐다. 이로 인해 송현철A의 몸과 송현철B의 영혼이 더해지면서, 조연화의 남편이지만, 동시에 선혜진을 사랑하게 되는 새로운 송현철로 변해갔다.
조연화와 선혜진 사이를 오가는 송현철 때문에 시청자들의 혼란이 커질 때 쯤, 조연화는 남편 송현철을 선혜진에게 보내줬다. 송현철 역시 선혜진에 대한 감정을 받아들이며 세 사람의 얽히고설킨 관계도 그렇게 정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종영을 한 회 앞두고 조연화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사망하는 충격적인 전개가 펼쳐졌다. 조연화의 행복을 응원하던 시청자들도 패닉 상태가 된 것.
마지막 회에서는 메신저 아토가 과거로 시간을 되돌렸고, 미래의 기억이 남아 있는 송현철A는 교통사고가 나지 않게 미리 손을 썼으며, 대출 조작 사태를 막아 범인을 검거하게 도왔다.
과거로 돌아온 송현철A는 아내 선혜진에게 그동안의 잘못을 반성하며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했다. 송현철B는 송현철A의 도움을 얻어 정상적으로 대출을 받아 진짜 중국집 사장이 됐다. 아내 조연화와도 작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 살아갔다.
신의 한 수로 아무도 죽지 않는 기적이 일어나는 해피엔딩을 맞았지만,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마지막 회에서 아토는 "시간을 돌리면 자신이 소멸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 선택을 했다. 만약 중간에 과거로 되돌렸다면 은행원 송현철 아저씨는 죽었다. 여러 사건을 해결할 수 없었을 테니까. 아저씨가 이 기적을 만들었다. 그래서 더 큰 선물을 드렸다. 모든 걸 예전으로 돌렸는데 아저씨의 기억은 남겨뒀다"고 말했다.
아토의 대사처럼 시간을 더 빨리 되돌리지 않고, 조연화가 사망한 뒤에 되돌린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스스로 이해하기보다는, 메신저 아토의 짧은 멘트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 모양새가 됐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 JTBC에서 방송돼 엄청난 화제를 모은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 백미경 작가의 첫 지상파 작품이다. 그런 만큼 방송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기에 전체적으로 설득력이 다소 떨어지는 전개는 아쉬움을 더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1인 2역을 선보이며 열연한 김명민, 달라진 남편으로 인해 혼란을 겪는 김현주, 남편을 붙잡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보내주는 애통한 감정을 연기한 라미란 등 배우들의 열연을 흠잡을 곳 없었다. 이외에도 고창석, 김환희, 윤석화, 최경모, 이도경, 전석호, 윤지혜 등 조연들의 열연도 빛났다.
'우리가 만난 기적'의 해피엔딩 결말에 만족하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아쉽다는 의견도 나와 작품을 향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hsjssu@osen.co.kr
[사진] '우리가 만난 기적'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