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200만 '독전', 외화 공세 속 살아남은 비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5.29 15: 30

 한국영화가 외화의 강공 속에서 살아남았다.
개봉 첫날부터 일주일 이상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관객들로부터 영화의 만듦새를 인정받아 입소문을 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의 팀이 자화자찬할 만하다. 지난 22일 개봉한 ‘독전’이 오늘 오후 1시 44분을 기준으로 200만 91명의 관객수(영진위 제공)를 돌파했다. 개봉 8일 차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건데 이는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들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이라는 배급사 NEW 측의 설명이다.

지난달 개봉한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이하 어벤져스3)가 천만 관객을, 이달 16일 개봉한 ‘데드풀2’가 300만의 관객을 돌파하면서, 볼만한 새 영화를 찾는 관객들의 수요가 형성됐는데 ‘독전’이 개봉 시기에 대한 전략을 제대로 세우면서 공급 법칙에 잘 맞아 떨어졌다.
영화가 스토리나 배우들의 연기력만으로 성공할 수 없는 외적인 요인이 있는데, ‘독전’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개봉 시기도 잘 따라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전’은 ‘한솔로:스타워즈’와의 경쟁에서도 지지 않고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잘 알려졌다시피 ‘독전’은 홍콩영화 ‘마약전쟁’(감독 두기봉)을 원작으로, 이해영 감독만의 개성과 한국적인 색채를 반영해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에서 기본적인 설정들만 따왔고, 전체적인 스토리와 결말은 완전히 다르게 풀어냈다. ‘마약전쟁’은 닫힌 결말인 반면, ‘독전’은 열린 결말로 관객들의 해석에 맡겼다. 결국 전혀 다른 느낌의 영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마약전쟁’은 자신의 잘못을 본인이 책임지지 않으면 그에 따른 처참한 결과를 맞게 된다는 메시지를 남겼고, ‘독전’은 선과 악에 대한 구분을 떠나 한 인간이 열정을 갖고 목표를 추구할지라도 상처와 실망을 안겨오는 결과를 맞이할 수 도 있다는 것을 말한다.
입소문을 탄 가장 큰 비결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아닐까 싶다. 조진웅 김주혁 차승원 김성령 박해준 류준열 등의 배우들의 명연기가 스크린을 장악했다. 강렬한 캐릭터들의 연기와 공백을 메우는 음악, 감각적인 미장센이 돋보인다.
강력계 형사 원호(조진웅 분)가 마약조직의 1인자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게 ‘독전’의 주된 내용인데 조직의 최고 권력으로 다가가기 위해 원호가 만나는 다양한 인물들의 캐릭터 플레이가 돋보인다. 원호가 어떤 상대를 만나느냐, 또 그들이 서로를 대면했을 때에 따라 다양한 색깔이 드러나서다.
그가 마약조직에서 퇴출된 연락책 락(류준열 분)과 의문의 이선생을 잡아나가면서 형성되는 형제애 역시 적잖은 감동 포인트. 캐릭터들이 단 한 개의 얼굴만을 갖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보는 내내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는다. 차별화된 마약 범죄극 ‘독전’이 떠도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kbr813@nate.com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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