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그룹 젝스키스가 16년 만에 완전체 무대를 선보이던 그날, 고지용은 팬들에게 자신은 더 이상 젝스키스가 아니며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빠로서, 그리고 한 회사의 대표로서 멤버들과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음을 알렸다.
이에 지난 2016년 MBC 예능 '무한도전'에서 완전체 무대를 선보인 후,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은 이들도, 신곡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이들도, 은지원, 이재진, 김재덕, 강성훈, 장수원으로 구성된 5명이었다. 그 어떤 곳에도 고지용은 없었던 것.
하지만 고지용은 현재 젝스키스 프로필에 같이 이름을 올리며 이들의 인기에 편승 중이다. 과거의 영광을 함께 누린 전멤버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선의가 착각을 불러일으킨 걸까. 고지용의 계속된 '젝스키스 팔이'에 결국 팬들이 뿔이 나고 말았다.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젝스키스 갤러리' 등 팬 연합은 '각종 포털 사이트 젝스키스 프로필 정리를 위한 성명서'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YG엔터테인먼트에게 젝스키스 프로필에서 고지용의 이름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팬 연합에 따르면 최근 고지용의 최측근이 최대 팬 커뮤니티 운영자에게 접근, 회사 측에서 기획하는 다수의 기업 홍보 행사에 팬들의 현장 참여와 SNS 홍보, 행사 비용 지원 등을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며, 팬들이 이에 응하자 일반 참가자처럼 행동하라는 주의와 함께 모욕적인 언사를 수차례 했다고.
또한 팬 연합은 고지용이 젝스키스 브랜드와 팬덤을 이용한 투자자 모집 광고와 젝스키스의 상표권을 도용한 바이럴 마케팅, 해외 팬덤으로 확대된 바이럴 마케팅을 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안겼다.
'각자의 길'을 가지고 한 고지용의 발언 치고는 상당히 젝스키스의 타이틀을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 사실 고지용은 2년 전 완전체 무대 이후 KBS2 예능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거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며 다소 앞뒤가 안 맞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되어야 할 '젝스키스 멤버 고지용'이 사업의 경제적 수단으로 활용돼 얼룩진 셈. 특히 이번 성명서는 16년의 공백을 견딜 만큼 단결심이 높기로 유명한 젝스키스 팬들이 발표한 것이기에, 이러한 엇갈림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오고 있다.
결국 YG엔터테인먼트도 28일 OSEN에 "이미 재결합한 지 2년이 됐고 앞으로 고지용씨의 재결합 확률이 적으니 팬들의 요청에 전 포털 프로필 수정을 공식 요청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고 말이다.
이제 젝스키스의 일원이 아닌, 사업가로서의 인생 2막을 펼치고 있는 고지용. '각자의 길'을 주장한 자신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그동안 이어진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이젠 고지용 스스로가 젝스키스 타이틀을 내려놓아야 할 때다.
한편 젝스키스는 지난 1997년 '학원별곡'으로 데뷔했으며, '폼생폼사', '커플' 등의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지난 2000년 해체의 길을 걸은 이들은 2016년 '무한도전'을 계기로 재결합, 현재 고지용을 제외한 5인조로 활동 중이다. / nahee@osen.co.kr
[사진] OSEN DB, 젝스키스 팬 연합 성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