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의 인생 사부이자 레전드 국민 가수 이선희가 '집사부일체'에 출연했다. 자기 절제의 끝판왕을 보여준 이선희가 왜 여전히 최고의 가수로 평가받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선희는 27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 10번째 사부로 출연했다. 이승기는 이선희가 사부라는 것을 알기 전 인생 사부를 묻는 질문에 주저없이 이선희를 꼽았다. 이승기는 "꿈이라는 것이 없었던 고등학생 때 이길로 인도해주신 분이다"라고 이선희를 설명했다.
실제로 이선희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승기를 발굴해 가수로 데뷔시킨 스승이다. 이 때문에 이선희가 언젠가는 '집사부일체'에 사부로 출연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얻곤 했다. 전인권이 준 힌트를 토대로 이선희가 사부임을 직감한 이승기는 사부의 집을 찾아가는 길부터 내비게이션이 필요없다며 무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도 그럴것이 데뷔 전 이선희의 집에서 합숙까지 하며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는 이승기다. 그래서인지 이선희의 집에 들어서자마자 이승기는 14년 전 추억을 소환시키며 이선희와의 남다른 인연을 과시했다. 방송 최초로 집을 공개하는 동시에 오랜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선희는 이승기에게 "난 너만 믿어"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이선희는 "승기 얘기를 할 때마다 뿌듯한 게 있다"며 "신기하게 가르치는 선생님마다 승기가 제일 빠르다고 말하더라"라고 이승기의 재능을 칭찬했다. 이승기의 성장 과정을 지켜봐온 스승이자 선배이기에 가능한 애정 표현이며, 이는 곧 이승기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역할을 했다. 이승기 역시 이선희에 대한 존경심과 애정을 드러내며 훈훈한 사제 지간을 형성했다.
이날 방송에서 큰 울림을 안긴 건 역시나 이선희가 보여준 자기 절제, 자기 관리였다. 앞서 이선희를 만나기 전 이승기는 "선생님은 내가 절대 닮을 수 없다"며 놀라운 자기 절제를 하는 분이라 소개했다. 또한 "이분의 삶의 라이프는 정말 다르다. 대한민국에 이분만큼 관리하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평소 목 관리를 위해 말을 아끼는 것은 물론이고 목소리도 작게 낸다는 이선희는 "원래는 안 그랬는데, 노래를 시작하며 이렇게 됐다. 하나의 일을 오래한다는 건 절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인거 같다"라고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 목 트레이닝을 끝내기 전까지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이선희는 말 대신 글로 써서 보여주기 위해 집 곳곳에 노트와 팬을 놓아뒀다.
또 목을 보호하기 위해 항상 스카프를 두르고 피곤을 덜기 위해 베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가수로서 자기 관리를 하기 위해 절제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는 이선희였다. 그리고 이 같은 마음가짐과 실천은 이선희가 '국민 가수', '레전드'라는 수식어를 공고히 하게 하는 이유로 여겨진다.
수련을 위해, 현재 우리 소리인 시조창을 배우고 있다는 이선희. 이승기는 "절제하는 삶이 행복한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에 이선희는 "충분히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 있는 가수가 몇이나 되겠나. 절제해서 무대에서 쏟아낼 수 있다면, 내가 가수로서 할 수 있는 건 바로 그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만의 소신을 밝혀 묵직한 여운을 안겼다. /parkjy@osen.co.kr
[사진] '집사부일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