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수지가 이토록 비난받아야 할까.
유명인의 영향력은 크다. 그리고 그만큼 무게감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섣부른 판단이었다고 해도 사건의 본질보다는 수지를 향한 비난만을 쏟아내는 것은 분명 옳지 않다. 양예원이 거짓 폭로를 한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고 해도 수지가 그녀를 옹호했던 것이 이토록 비난의 대상이 될 이유는 없다.
'양예원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유튜버 양예원은 지난 17일 한 스튜디오 A실장의 협박에 20명의 남성에게 수치스러운 일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비슷한 일을 당했다며 폭로가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 25일 양예원과 A실장이 나눴다는 모바일 메신저 대화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양예원은 원하지 않는 촬영을 진행했고, 성추행을 당했으며, 촬영된 사진이 성인사이트에 유포됐다고 주장했다.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에는 양예원의 폭로와는 다르게 그녀가 먼저 촬영 일정을 잡아달라고 요청하고 있었다. 앞선 폭로와 다른 내용들이 공개되면서 대중은 양예원이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하고 있는 상황.
동시에 수지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쏠렸다. 수지가 앞서 양예원의 눈물 고백과 함께 이와 관련해 게재된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를 표시, SNS를 통해 이 사실을 밝혔기 때문이다. 인기 스타인 수지의 영향력으로 해당 청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것도 사실이고, 의도치 않은 피해자가 발생해 수지가 "불찰"이라며 사과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수지가 국민청원에 동의의 뜻을 나타낸 것과 양예원과 A실장의 대화 내용 공개를 연결 지어 비난할 필요는 없다. 양예원의 폭로가 사실이 아니라면 이는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조사를 통해서 밝혀질 일이다. 양예원이 폭로를 거짓말로 단정 짓고 사건 이외의 수지에게만 관심과 비난을 쏟을 일이 아니라는 것. 이번 사태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부분은 성범죄 여부이기도 하다.
물론 매체를 통해 공개된 대화 내용처럼 양예원의 폭로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그녀의 고백에 대한 신뢰성 자체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양예원의 눈물 고백에 함께 분노하고 그녀를 옹호하며 응원했던 대중 역시 실망할 일이다. 대중뿐만 아니라 함께 분노하고 좋은 의도로 소신을 밝혔던 수지에게도 실망스러운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사실은 없다. 양예원의 폭로 중 어떤 내용이 사실이고 거짓인지, 성범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철저한 조사를 통해 밝혀질 테고 그때까지 섣부른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가혹한 일이다.
수지 역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이런 부분에 대해 사과한 것. 선의로 행한 일이었지만, 일부의 섣부른 판단이었다는 비난을 감수하고 있고 의도하지 않았던 피해자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이후의 일들은 수지와 피해자가 해결할 일이다. 법적으로 책임질 일이 있다면 이 역시 두 사람이 해결할 문제인 것.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청원에 동의했던 수지의 진심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
양예원과 A실장의 대화 내용 공개를 수지의 지지와 결부시켜 수지를 향한 비난을 쏟아내는 일은 오히려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라는 반응이 이어지는 이유다. 조사를 통해서 양예원과 A실장의 주장에 대한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사건이지, 수지의 선의까지 마치 거짓인 것처럼 비난할 일이 아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낼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가져봐야 하는 문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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