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6년 인연이다. 1992년 처음 만나 오늘(23일) 결혼해 진짜 부부가 되기까지, 김국진 강수지의 인연은 운명이다 싶을 정도로 드라마틱하다.
김국진과 강수지는 1992년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만났다. 당시 김국진은 MC를 맡았고, 강수지는 가수로 출연을 했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1995년 김국진은 강수지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초대돼 남다른 의리를 보여줬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냥 아는' 연예계 선후배 사이일 뿐이었다.
이후 두 사람은 각자 바쁘게 연예계 생활을 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개인적인 상처도 있었지만, 두 사람은 꾸준히 연예계 활동을 하며 대중들을 만나왔다. 그러던 중 2015년 SBS '불타는 청춘'에 함께 출연하며 20년만에 재회를 하게 됐다.
닮은 외모 때문에 '치와와커플'로 불렸던 두 사람은 첫 방송부터 묘한 러브라인을 형성,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얻었다. 리얼 예능 프로그램 같은 경우 화제성을 얻기 위해 출연자들의 로맨스를 일부러 만들어내는 경우가 더러 있다. 처음엔 김국진 강수지의 러브라인 역시 진짜가 아닌 예능적 재미를 위한 것으로 여겨졌다.
김국진이 강수지를 위해 시를 쓰고, 생일상을 차리는 모습은 감동적이었지만, '사랑'으로 결부시키기엔 '방송'이라는 벽이 컸다. 하지만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진짜'였다. 2016년 여름 연인 사이임을 밝힌 김국진 강수지는 수줍어하면서도 방송을 통해 서로를 향한 애정어린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강수지는 실제 김국진은 방송에서의 모습보다 천 배는 더 다정하다고 말했고, 김국진 역시 연인으로서 강수지를 살뜰히 챙기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런 두 사람이 결혼 발표를 한 건 올해 2월 '싱글송글 노래자랑'이 열리던 날. 김국진과 강수지는 '불타는 청춘' 녹화에서 멤버들에게 5월 결혼 사실을 알렸다. 결혼식은 올리지 않고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혼인 신고만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가만 있을 멤버들이 아니었다. '불타는 청춘'을 이끌어온 두 사람을 위해 최근 정선 녹화에서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결혼식을 준비했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두 사람은 큰 감동을 받았고, 강수지는 멤버들이 정성껏 쓴 손편지에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 어떤 결혼식보다 더 아름답고 따뜻했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지난 18일 서울 홍대에 위치한 한 성당에서 지인들과 혼인서약식을 치뤘고, 23일 예정대로 가족들과의 식사로 결혼식을 대신했다. 드디어 정식 부부가 된 것. 신혼 여행도 떠나지 않는 두 사람은 24일 예정된 MBC '할머니네 똥강아지' 첫 녹화에 참석, MC로서의 호흡을 맞추게 된다. 부부가 된 첫 공식 일정인 셈이다.
무려 26년 전 첫 만남을 가진 후 연인에서 부부라는 이름을 얻게 된 김국진 강수지의 아름다운 날들은 이제 시작이다. /parkjy@osen.co.kr
[사진] OSEN DB, '불타는청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