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신인배우 전종서가 ‘제2의 김태리’라는 수식어에 대해 “저로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부분”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전종서는 23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태리와)어떠한 부분에서 비교되는지 알고 있지만 저는 (그런 수식어나 많은 사람들의 비교에 대해) 의식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라고 이 같이 말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2016)로 데뷔한 김태리는 당시 수위 높은 노출 연기를 소화했으며 이 작품이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전종서 역시 '거장' 이창동 감독의 영화로 데뷔해 노출을 감행했으며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두 사람 사이에 이 같은 공통점이 있기에 같은 출발선상에 있다는 여론의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버닝’은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를 표방하지만 알고 보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청춘 로맨스물이다. 단순히 한 가지 장르로 분류할 수 없는 게 이창동 감독이 스토리 텔러로서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세 청춘의 미스터리한 이야기에 현 시대의 자화상을 탁월하게 담아 작품의 깊이를 더했다. ‘버닝’은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가 우연히 동네 친구 해미를 만나고 그녀로부터 정체 불명의 남자 벤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전종서는 “사실 아무 것도 아닌 제가 ‘버닝’에 합류하게 됐다는 게 (살면서)큰일이었다”며 “제가 앞으로 배우로서 어떻게 생활하고 살겠다는 생각을 하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교훈을 줬던 영화 촬영현장이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N포 세대'의 애환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아르바이트생 해미에게 자취방은 뜻 깊은 장소였다.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가 4층짜리 빌라의 가장 꼭대기에 자리한 작은 방엔, 해미와 고양이 한 마리가 살고 있으며 작은 창문 사이로 서울을 상징하는 남산 타워가 보인다.
눈앞에는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서울타워가 보이지만, 그녀의 현실은 팍팍하기만 하다. 작은 공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카드 빚을 갚는 해미의 고달픈 삶을 미루어 우리네 청춘들의 일부를 짐작할 수 있다.
이창동 감독은 ‘버닝’을 통해 가질 수 없는 것을 열망하는 심리에서 빚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를 완성했다.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캐릭터들과 미묘하게 맞부딪히는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비밀이 이 감독만의 영상미로 창조됐다.(인터뷰④에서 이어집니다)/ kbr813@nate.com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