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 분)는 배달을 갔다가 어릴 적 같은 동네에 살았던 동창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녀로부터 아프리카 여행을 갔다 오는 동안 애완묘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우여곡절 끝에 여행에서 돌아온 해미는 아프리카에서 만난 한국남자 벤(스티븐 연)을 종수에게 소개하고, 어느 날 벤은 종수에게 자신의 은밀한 취미활동을 고백한다. 그때부터 종수는 무서운 예감에 사로잡혀 추격을 시작한다.
전종서에게 ‘버닝’은 배우 인생의 첫 작품이다. 보통의 신인 배우들이 연극 활동이나 단편 영화 등의 이력을 갖고 있지만, 그녀는 세종대 영화예술학과에 진학한 이후 처음으로 ‘버닝’이라는 영화를 만나 필모그래피를 쌓기 시작했다.
전종서는 23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저는 배우라는 직업군뿐만이 아니라 어떤 직업을 갖든,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것에 있어서 편견이나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자유로운 가치관을 갖고 있는 그녀이기에, 앞으로 배우 생활에 있어서 다양한 캐릭터를 유연하게 소화할 것으로 짐작된다.
이어 전종서는 “저는 (극중)마임 수업을 받으면서 그때부터 전적으로 해미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었고 (캐릭터와의)접점이 많이 생겼다”라고 캐릭터를 이해한 계기를 전했다.
노출 및 베드신에 대해서는 “사전 리허설이 있었다. 근데 노출이나 베드신에 부담감이 없었다”라며 “제가 어렵지 않게 느끼도록 이창동 감독님과 스태프가 촬영 현장을 만들어주셨다. 다른 장면의 촬영과 다르지 않게 (편안하게)느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촬영감독님만 현장에 들어와 계셨고, 다른 장면들에 비해서도 촬영 시간이 길지 않았다. 촬영 시간이 길지 않게 신속하게 이뤄졌다.”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해미 캐릭터는 이창동 감독이 직접 오디션을 통해 발굴해냈다. 앞서 다른 배우가 이 역할에 캐스팅될 뻔 했지만 이 감독은 마지막 단계에 전종서를 만나고 ‘이 사람이 해미다’라는 생각에 곧바로 캐스팅을 했다고. 이 감독의 직감대로 전종서는 유아인, 스티븐 연과 매력적인 앙상블을 이뤘다.
전종서만의 특별한 재능과 자신감은 ‘버닝’에서 빛을 발했다.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도 지지 않는 아우라를 발휘하며, 자유분방한 매력을 드러낸 전종서는 단연코 한국 영화계의 놀라운 발견이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김보라 기자 kbr813@nate.com
[사진] CGV아트하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