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함무라비'로 미니시리즈 첫 남자 주인공을 맡은 김명수가 연기에 꽃을 피웠다.
김명수는 지난 21일과 22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연출 곽정환, 극본 문유석)에서 초엘리트 판사 임바른으로 첫 등장해 제 옷을 입은 듯 맞춤 캐릭터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배우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김명수가 분한 임바른은 섣부른 선의보다 원리원칙이 최우선인 인물이다. 비현실적인 외모에 늘 1등만을 달린 완벽한 엘리트남으로 순탄하게 탄탄대로만을 걸어왔을 것 같지만 녹록치 않은 가정사에 누구보다 치열하게 팍팍한 현실을 살아야 되는 청춘의 모습도 보인다.
판사로서 법복을 입는 순간은 법 앞에 예외는 없다며 냉철한 면모를 보이고 표정으로는 도통 마음을 드러내지 않지만 속으로는 타인을 향한 공감력을 가진 인물로 반전이 있다.
실제 지난 2회 방송에서 임바른은 자신과는 달리 인간미 넘치는 열혈 초임 판사 박차오름(고아라)을 만나 대립하는 듯 했으나 그녀의 모습에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처음에는 “사람의 약점은 지워라”, “판사 오래는 못하겠다”라고 그녀에게 돌직구를 날렸지만 날아오는 공을 대신 맞아주기도 하고, 연이은 야근으로 코피까지 흘리는 박차오름을 대신해 몰래 밤을 새며 업무를 처리하기도 했다.
사건 해결에 부침을 겪는 박차오름에게 중요한 핵심을 무심한 듯 툭툭 찔러주며 묵묵히 그녀를 도왔고, 그 과정에서 웃음기 한 점 없던 임바른은 어느 샌가 보는 이들마저 설레게 만드는 치명적인 미소를 지었다.
드라마 내내 김명수의 마음 속 내레이션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2회 말미 반전을 보여준 사건을 판결한 후 김명수는 먹먹한 목소리로 "잊고 있었다. 법복을 입으면 사람의 표정을 지워야 하지만 사람의 마음까진 지우진 말아야 했는데"라고 읊조리며 판사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월 MBC '군주' 종영 이후 법정 드라마의 판사 캐릭터라는 쉽지 않은 역할에 도전한 김명수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게 자연스레 캐릭터에 녹아들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안정적인 대사 소화력과 자연스러운 표정과 눈빛, 시선처리까지 임바른으로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예고하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판사라는 직업에 대한 애환과 캐릭터의 성장을 예고하며 더욱 큰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는 배우 김명수의 앞으로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미스 함무라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