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빈 감독의 영화 ‘공작’이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진출하면서 칸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상영 직후 대극장 안의 분위기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5분여 간의 기립박수는 정말 놀라웠으며, 대단한 상징성을 보여줬다.
지난 11일 오후 11시(현지시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진행된 프리미어 상영회에 참석한 윤종빈 감독과 황정민, 이성민, 주지훈 등의 배우들은 전 세계 영화인들의 환대에 감동하며 뭉클해 했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새로운 한국형 첩보영화다. 한국의 영화팬들은 물론이고 해외 유수의 영화인들도 ‘공작’의 만듦새를 인정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뛰어난 영화감독 윤종빈이 선사하는 이 화려한 한국 영화는 아시아 영화 특유의 스타일리시하고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로 가득 차 있다”고 호평을 내놓았다. 특히 영화 속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의 열연에 대해 “‘공작’은 캐릭터들이 이끌어 가는 매우 흥미진진한 영화”라며 “배우들의 뛰어난 열연으로 완성된 감동적인 캐릭터가 큰 울림을 전한다”고 전했다.
영국의 유력 영화 전문 매체 스크린 인터내셔널도 ‘공작’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이 매체는 칸 현지 데일리를 통해 “‘제임스 본드’의 007 이나 ‘제이슨 본’ 시리즈 같은 프랜차이즈의 화법은 아니지만 이 영리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스파이 스릴러는 장르 영화 팬들을 분명 불러모을 것”이라고 평했다.
뿐만 아니라 “긴박한 전개를 도와주되, 과장하지 않는 서스펜스 넘치는 음악”, “두 세 명의 인물이 단순히 대화를 나누는 장면마저 역동성을 불어 넣는 촬영” 등 세부적인 부분 하나까지 놓치지 않은 ‘공작’의 높은 완성도에 후한 점수를 주며 “‘공작’에서 말은 총보다 더 강 하게 타격을 가한다. 그리고 이는 대사가 없는 마지막 장면의 예상치 못했던 감동으로 이어진다”라는 평으로 리뷰를 마무리했다. 앞으로 더욱 더 윤종빈 감독의 행보를 예의주시해야할 것 같다.
윤 감독의 졸업작품 ‘용서 받지 못한 자’(2006)가 제59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었는데 ‘공작’을 통해 12년 만에 재입성하게 됐다. 40세라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2번이나 칸영화제에 진출한 셈이다.
수상하며 감독으로서의 탁월한 역량까지 입증했다. 이렇듯 충무로 감독으로 아직도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는 윤종빈은 앞으로도 제작, 각본, 연출을 맡아 영화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칸(프랑스)=김보라 기자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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