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은 수상자 명단에 없었다. 칸 영화제의 대상격인 황금종려상은 일본영화 ‘만비키 가족’(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이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닝’은 전 세계 영화인 및 평단에게 역대급 호평을 받았던 올해 최고의 영화였다.
19일 오후 7시 15분(현지시간)부터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71회 칸영화제 폐막식이 진행됐다. 이날 극장 레드카펫 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서서 생중계 되는 시상식을 지켜봤다. 한 시간 조금 넘게 진행된 폐막식이 끝날 때까지 제자리를 떠나지 않고 영화제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황금종려상을 받은 ‘만비키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도둑질로 연명하는 가족이 빈 집에 홀로 남아 있는 소녀를 가족이 맞이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드라마이다.
심사위원대상은 1978년 백인 우월집단 KKK단에 잠복해 비밀정보를 수집한 흑인 형사 론 스툴워스의 에세이를 바탕으로 한 ‘블랙 클랜스맨’(감독 스파이크 리)이, 심사위원상은 자기 부모를 고소한 젊은 소년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가버나움’(감독 나딘 라바키)이 받았다.
감독상은 1950년대 냉전 시기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배경의 두 사람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콜드 워’의 파벨 포리코브스키가 차지했다. 각본상은 ‘라자로 펠리체’(감독 알리체 로르바케르)와 ‘쓰리 페이스’(감독 자파르 파니히)가 공동 수상했다.
남녀주연상은 각각 ‘도그맨’(감독 마테오 가로네)의 남자 주인공 마르셀로 돈테가 남우주연상을, ‘어이커’(감독 세르게이 드보르느세보이 )의 여자 주인공 사말 예슬라모바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편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이미지의 책’은 특별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반드시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어느 부문의 상이라도 수상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아쉽게도 빗나가고 말았다. 2016년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아가씨’(감독 박찬욱)부터 2017년 진출한 ‘그 후’(감독 홍상수) 및 ‘옥자’(감독 봉준호), 올해 ‘버닝’이 3년 연속 경쟁부문에 진출했지만 결국 수상은 이루지 못했다.
‘버닝’은 그러나 칸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다음은 수상작(자) 명단.
■황금종려상=‘만비키 가족’(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특별 황금종려상=‘이미지의 책’(감독 장 뤽 고다르)
■심사위원대상=‘블랙 클랜스맨’(감독 스파이크 리)
■심사위원상=‘가버나움’(감독 나딘 라바키)
■감독상=감독 파벨 포리코브스키(‘콜드 워’)
■각본상=‘라자로 펠리체’(감독 알리스 로르바허), ‘쓰리 페이스’(감독 자파르 파니히)
■여우주연상=사말 예슬라모바(‘어이커’)
■남우주연상=마르셀로 돈테(‘도그맨’)
■황금 카메라상=‘걸’(감독 루카스 돈트)
칸(프랑스)=김보라 기자 purplish@osen.co.kr
[사진] 파인하우스 필름, 영화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