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닝’(감독 이창동, 제작 파인하우스 필름, 배급 CGV아트파우스)을 통해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한 배우 유아인. 데뷔하고 나서 처음으로 칸영화제에 초청받은 데다, ‘버닝’이 올해 칸영화제에 간 유일한 경쟁작이라는 점에서 한국영화의 역사에 한 줄을 추가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유아인은 한껏 기분 좋은 모습이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 내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에 답변하던 긴장된 모습은 없었다. 파란 하늘의 절반쯤 높이에 하얗게 고요히 떠 있는 구름만큼 진정으로 여유로워보였다.
유아인은 18일 오전(현지시간) 칸 마제스틱 비치호텔에서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칸영화제에 진출했는데 기분이 어떠하냐”는 질문에 “얼떨떨하다. 그래도 아직은 (사진)플래시가 터지면 긴장된다. 옛날에는 레드카펫이나 플래시 터지는 순간을 즐겼었는데 여기서는 정말 긴장이 된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이창동 감독의 중후함과 그가 가진 위엄 덕분인지, 한국에서 열린 ‘버닝’의 제작보고회 및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도 평소답지 않게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과 영화 이야기를 전했던 바다.
그는 ‘작품상이나 연기상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심사위원)케이트 블란쳇에 물어보셔야 한다. 저도 그 분들의 속내가 궁금하다(웃음)”며 “많은 분들이 좋은 평가들을 내려주셔서 감사하다. 이창동 감독님과 ‘버닝’에 좋은 순간들이 만들어지면 좋겠지만 저는 잘 모르겠다. 심사위원들이 결정해주시는 거 같다”고 내다봤다.
‘버닝’은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분)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청춘 스릴러 미스터리.
유아인은 “이창동 감독님의 현장은 진짜 제가 하고 싶어 했던 영화 촬영장이었다”며 “어느 배우라도 이 세계에서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제가 어제 기자회견에서 말했듯, 해갈되는 기분이었다. 책임감을 갖고 동시대 청춘들의 아픔 표현하고 싶었다“는 소감을 전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칸(프랑스)=김보라 기자 purplish@osen.co.kr
[사진] 호호호비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