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가 뜨거운 인기만큼 그 내용을 두고 분분한 반응을 얻고 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배우'를 남겼다는 것이다.
'예쁜 누나'는 오늘(19일) 종영을 맞는다. 그간 우리를 극도로 설레게도, 극도로 화가 나게도 만들었던 '예쁜 누나'는 이제 해피엔딩이냐 새드엔딩이냐만을 남겨둔 상태다. 물론 그 중간의 '열린 결말'도 가능하지만.
'예쁜 누나'를 정말 예쁜 누나답게 만든 손예진은 이 드라마를 통해 그 품위있는 아우라와 섬세한 연기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손예진이 아니었다면 그 누가 그처럼 사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답답하고, 먼저 남자의 손을 잡을 정도로 과감하면서도 엄마의 강요에 못 이겨 억지로 맞선자리에 나가는 여러 '면'의 진아를 실제감 있게 그릴 수 있었을까.
진아는 어떨 때는 미운 캐릭터였을지는 모르지만 우리 주변에는 꼭 볼 수 있는, 어쩌면 나 자신같은 인물이었고 이는 손예진이 입은 진아였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다. 외모도 외모지만 손예진의 섬세한 숨결로 인해 불완전한 인물 윤진아는 그 자체로 사랑받을 수 있었다.
정해인은 눈부셨다. 전작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맑고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보는 이의 마음을 홀렸던 서브남주는 '예쁜 누나'에서 완벽한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될 성 부를 떡잎'이었던 정해인은 이 작품에서 본인의 외모와 분위기가 가진 강점을 십분 발휘했다는 평이다.
극 중 어떤 힘든 순간에서도 오직 사랑하는 여자만을 바라보고 희생하고자 하는 서준희는 '현실 멜로'라 명명된 이 작품에서 유일한 판타지였을지도 모른다. 그 만큼 서준희는 여성들의 완벽한 이상형으로 이 작품의 인기를 주도했는데, 정해인은 인기를 이끈 장본인이자 최고의 수혜자가 됐다.
두 주인공 외 조연 배우들은 진짜 우리 이웃들을 보듯 생생한 느낌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진아의 아버지 역을 맡은 윤상기 역 오만석은 첫 방송 후 '배우가 아닌 일반인인가'란 반응이 나올 정도로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아버지를 보여줬고, 진아의 어머니 김미연은 드라마의 최고 악역이 됐지만 배우 길해연은 이중적 면모의 속물적 근성이 가득하면서도 자식 사랑에 때로는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 엄마의 모습을 오버스럽지 않게 표현했다.
준희의 누나이자 진아의 절친 서경선으로 분한 장소연 역시 수혜자다. 사랑하는 친구와 동생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캐릭터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보다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이 외에 진아의 '진상' 전 남자친구 이규민 역 오륭, 한때 진아의 라이벌이었던 세련미 넘치는 강세영 역 정유진, 터프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진아의 의리파 직장 동료 금보라 역 주민경, 특유의 걸크러시를 선보인 마케팅팀 부장 정영인 역 서정연, 시원한 사이다 역할을 한 진아의 동생 윤승호 역 위하준 등이 이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한편 예고편에서는 서로를 마주친 후, 잊고 산 줄 알았던 지난 시간들이 하나 둘 떠오르며 옛 추억에 괴로워하는 진아와 준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nyc@osen.co.kr
[사진]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