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칸국제영화제가 폐막하는 가운데, '버닝'이 과연 한국 최초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9일(현지시각) 오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는 제71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의 폐막식이 열린다. 12일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영화 축제를 마무리하는 이날 폐막식에서는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남녀 주연상 등 영광의 주인공들이 가려진다.
올해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버닝'(이창동 감독)이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버닝'은 지난 16일 공식 상영으로 공개된 후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싹쓸이하고 있어 수상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특히 '버닝'은 칸영화제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데일리에서 칸 역대 최고 평점인 3.8점을 받았다. 프랑스, 독일, 영국, 중국, 태국 등 각국의 10개 영화 매체 평론가들의 평가를 취합, 평점을 공개하는 칸영화제 공식 소식지 스크린데일리는 '버닝'에 역대 최고 점수인 3.8점(4점 만점)을 부여했다.
이는 역대 칸영화제 소식지 사상 최고 평점으로, 지난 2016년 '토니 에드만'(마렌 아데 감독)이 기록한 3.7점도 경신한 것. 특히 10개 매체 중 8개 매체의 평론가들이 '버닝'에 만점을 부여했고, 나머지 두 개 매체는 별 세 개를 매기며 '버닝'에 쏠린 관심과 극찬을 증명했다.
뿐만 아니라 '버닝'은 매일 발표되는 평점에서 연이어 신기록을 수립 중이다. 아이온시네마는 '버닝'에게 3.9점(5점 만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부여했고, 21명의 패널들이 모인 ICS(인터내셔널 시네필 소사이어티, International cinephile society)'는 경쟁은 물론, 비경쟁 부문에 오른 모든 영화 중 가장 높은 점수인 4.83점(5점 만점)을 매겼다.
그러나 높은 평점이 칸에서의 수상을 담보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이 평론가들의 높은 평점에 오히려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을 수도 있다. 게다가 최근 칸은 평점과는 상관없이 철저히 심사위원단의 취향에 맞는 영화에 황금종려상을 안겨왔다. 특히 올해 칸은 여성 감독과 여성 영화인 등 여성의 연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3일 칸에서는 칸영화제 역사상 오래도록 남을 명장면이 펼쳐졌다. 배우, 감독, 작가, 제작자, 배급담당자 등 여성영화인 82명이 동시에 레드카펫에 올랐고 "영화산업에서 여전히 여성은 소수지만, 연대해 맞서나가겠다"며 함께 여성 연대를 선언했다. 이들의 중심에는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인 케이트 블란쳇이 있었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여성 감독 등 여성영화인의 수상이 유력한 이유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버닝'은 한국 최초로 수상 가능성에 청신호를 켠 상황. 그러나 이창동 감독은 "꼭 상을 받아야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라며 수상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높은 평점도 제게 큰 의미가 없다. 평점은 평점이다. 전 세계 관객들이나 평단이 제 영화를 완벽히 이해하고 좋다고 말해주시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상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속내를 전한 것.
공개 이후 칸을 불태운 '버닝'. '버닝'이 과연 심사위원들의 가슴도 불태우고 수상에 성공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19일 열리는 폐막식을 통해 공개된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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