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로 제70회 칸 국제영화제를 찾았던 배우 스티븐 연(본명 연상엽)이 올해는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을 통해 71회 칸 국제영화제에 돌아왔다. 2년 연속 한국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며 칸영화제에 진출한 것. 이제는 명실상부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고 있다.
‘버닝’(감독 이창동, 제작 파인하우스 필름)에서 스티븐 연은 특별한 직업이 없어도 잘 먹고 잘사는 ‘포르쉐男’ 벤을 연기했다.
이 영화는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종수가 그녀로부터 벤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이다. 스티븐 연은 의문스러운 남자 벤 캐릭터를 섬세한 연기로 표현했다.
스티븐 연은 18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칸 마제스틱 비치호텔에서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이창동 감독님처럼 대단한 감독님과 함께 작업 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 저를 캐스팅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창동 감독님의 위상을 극찬했다. 그는 “한국적인 요소 안에서도 유니버셜한 코드를 섞어 넣어 좋았다. 무엇보다 폭 넓게 인간적인 것들을 풀어내서 좋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직업도, 성향도, 성격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벤은 어떻게 보면 아무런 감정이 없는 싸이코패스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이에 그는 “싸이코패스 역할은 어렵지 않았다. 정확한 룰이 없기 때문”이라며 “저로선 벤이 단순히 혼돈 상태에 있다는 것을 표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싸이코패스라는 캐릭터보다, 저는 벤이라는 남자의 외로움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고 나름의 고충을 전했다.
이어 그는 “시나리오 상에 ‘소름 끼치는 웃음을 연기하라’고 적혀 있었다. 감독님이 얘기를 해주셔서 이런 느낌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하품하는 연기도 시나리오에 적혀 있었는데 감독님과 사전에 이야기를 나누며 (입을)손으로 가리지 않는 모습으로 연기를 했다. (입을 가리지 않고) 하품을 하는 게 더 특이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표현해봤다”고 캐릭터를 파악한 뒤 자신이 느낀 점을 기반으로 한 연기 포인트를 설명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칸(프랑스)=김보라 기자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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