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신작 ‘버닝’은 이창동 감독의 변신을 느낄 수 있음과 동시에 그의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영화였다. 필름 촬영에서 벗어난 첫 번째 디지털 영화라는 점,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독이 던진 질문에 해답을 찾아나갈 시간을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모처럼 영화를 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창동 감독은 18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칸 마제스틱 비치호텔에서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그간의 장르 영화 문법을 따라간다면 지금처럼 찍으면 안됐다.(웃음). 이번에 저는 최대한 스릴러로서의 긴장감을 강화하고 끝까지 폭발력을 유지하며 마지막에 가서 터뜨리고 싶었다”고 전작들과의 차이점을 비교했다.
그러면서 “‘버닝’에 (장르 영화의)관습적인 것을 넣어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야만 관객들이 미스터리를 한층 더 받아들이게 될 것 같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버닝’(제작 파인하우스 필름, 배급 CGV아트하우스)은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분)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청춘 미스터리다. 범죄 스릴러를 표방하면서도 현재를 살아가는 이 시대 청춘들의 고충을 담아 공감도를 끌어올렸다.
‘버닝’은 지난 16일 오후 6시 45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전 세계 평단 및 관객들에게 첫 공개됐다. 상영 종영 후 약 2시간 뒤 아이온시네마에서는 3.9점(5점 만점)을, 스크린 데일리에서는 3.8점(4점 만점)을 받았다.
이 감독은 ‘버닝’의 수상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꼭 상을 받아야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라며 “높은 평점도 제게 큰 의미가 없다(웃음). 평점은 평점이다”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관객들이나 평단이 제 영화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좋다고 말해주시는 건지 잘 모르겠다(웃음)”고 호평에 겸손한 태도를 드러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칸(프랑스)=김보라 기자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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