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프리랜서 모델들의 미투가 이어지고 있다. 유튜버 양예원과 배우 지망생 이소윤이 모델로 활동하던 때에 겪었던 성추행 아픔을 폭로한 가운데 미성년자인 모델 유예림도 이에 동참해 더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유예림은 양예원과 이소윤의 폭로가 이어진 17일 자신의 SNS에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서 저도 용기를 얻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그때 당시도 미성년자이고, 지금도 18살입니다"라고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폭로는 충격적이었다. 사건은 지난 1월,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한 스튜디오에서 벌어졌다. 모델로서 이리저리 일을 찾던 그는 연락을 받고 미팅에 참석했다고. 당시 '실장님'이라 불렀던 남자가 가해자라는 주장을 펼쳤다.
유예림은 "작가님들 대여섯 명이 오는데 미성년자는 싫어하니 나이를 속여 달라, 노출은 어디까지 가능하냐, 여름엔 비키니 입어줄 수 있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어 "저에게 팬티가 다 보이는 치마, 로리타를 연상시키는 교복 등 정말 성인 남성 한 손바닥으로 가려질 만한 옷들만 줬다. 그나마 몸이 덜 들어나는 옷을 골라 들고 의상실에 들어가 속바지를 찾았는데 속바지는 입는 게 아니라고 주지 않았다. 정말 수치심도 받고 무서웠다"고 덧붙였다.
촬영 중 다리를 벌려 달라, 팬티를 벗어 달라는 요구는 기본이었고 노골적인 자세만 계속 요구 당했다고. 유예림은 "수치스럽고 무서운데도 남자 실장님과 저와 둘이서 촬영하는 게 더 무서웠다"며 아픈 기억을 끄집어냈다.
그의 폭로글은 이슈가 됐고 기사화됐다. 이를 본 해당 가해자가 연락을 취했다고. 유예림은 18일 "방금 합정 k스튜디오에서 연락이 왔다. 다 인정했고 저에게 합의를 요청한다"며 '실장님'이라 불렀던 이와 주고 받은 스마트폰 메시지 캡처본을 공개했다.
사진에서 상대는 "사진은 다 지운 상태다. 얘기 좀 부탁한다. 기사 봤다. 인정한다. 사진은 찍고 지웠으니 보상하겠다. 부탁이다. 실수다"라고 애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다른 모델은 저 아니다"라며 또 다른 의혹은 적극 해명했다.
그럼에도 유예림은 "다시는 이런 피해자들이 없도록 끝까지 노력할 것이고 이번 일을 쉽게 보지 않을 것"이라며 "실장님의 전화를 받자마자 온 몸이 떨렸고 목소리와 연락을 다시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힘들었다. 저와 비슷한 피해자들이 많을 걸 생각해 더 마음이 아프다. 합의? 저는 잘 모르겠다"며 대응을 시사했다.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그를 걱정하고 있다. 미성년자라서 이번 일을 감당하기 힘들 거라는 우려다. 아니나 다를까 유예림은 19일 새벽 SNS에 "그만 하고 싶다"는 글을 올려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편 양예원은 최근 SNS를 통해 과거 피팅모델 구인글을 접하고 가게 된 스튜디오에서 '실장님'이라는 사람이 문을 걸어잠그고 20명의 남성들 앞에서 포르노에나 나올 법한 속옷을 입도록 협박했다며 자신의 상처를 드러냈다. 사건 후 3년이 지난 지난 8일, 성인 사이트에 그 때의 사진이 공개됐다며 눈물의 영상을 SNS에 올렸다.
이슈가 커지자 이소윤도 용기를 냈다. 그는 "양예원과 나의 누드사진이 5월 초 성인사이트에 올라온 걸 지인들을 통해 알게 됐고 지우고 싶은 기억이었지만 더 이상 혼자 아플 수 없어 용기내어 글을 쓴다"며 "같은 피해자가 있다면 용기를 내어 더 이상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저희에게 꼭꼭 연락 주셨으면 좋겠다"는 글로 응원을 부탁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유예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