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즉흥파 박신혜, 신중한 감상파 소지섭. '숲속의 작은 집' 같은 미션에도 두 사람은 전혀 달랐다. 하지만 이들이 전하는 힐링은 변함없었다.
18일 방송된 tvN '숲속의 작은 집'에서 박신혜와 소지섭은 '내 취향대로 직접 꾸며보는 색깔있는 집' 실험을 받았다. 소지섭은 "굳이 칠해야 하나. 지금 괜찮은데"라며 쭈뼛쭈뼛 거렸고 박신혜는 "미적 감각이 마이너스라서 큰일이네"라며 두려워했다.
하지만 박신혜는 행동파였다. 밑그림도 없이 대담한 붓칠로 초록색 페인트를 집 창문 주변 곳곳에 칠했다. "미술을 배워본 적이 없다. 어차피 그림 못 그리는데 아이처럼 그냥 되는대로 하고 싶은 대로 그렸다"는 것.
박신혜는 "잘 그리든 못 그리든 좋아하는 걸 그려보자 싶었다. 숲속의 공간과 어울리는 꽃밭을 그리게 됐다. 봄의 철쭉, 민들레 같은 주변에서 흔히 보는 꽃을 그렸다"며 "색깔 있는 집이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라고 만족했다.
반면 소지섭은 신중한 상상파였다. 그는 "어딘가에 포인트를 주면 거기만 눈에 띌 것 같다. 외관을 해치지 않고 포인트만 줬다가 아니다 싶으면 치우려고 오래 고민했다"며 노랑 페인트와 통나무를 택했다.
그는 통나무에 노란칠을 해 스마일 얼굴을 만들었다. 한 쪽엔 웃는 얼굴을, 다른 한 쪽엔 화난 얼굴을 그리고선 "앞으로 제작진에게 감정 표현을 저걸로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집 외관에 꽃밭을 그려넣은 박신혜는 "숲속의 공간과 어울리는 꽃밭을 그리게 됐다. 제가 하고 싶은 대로 기성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내 머릿속에서 나온 나의 것 이란 생각이 드니까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고양이도 그리고 꽃도 더 그릴 것"이라고 행복해했다.
소지섭 역시 "나름 재밌었다. 잘 그린 건 아니지만. 여러분도 살고 있는 집이나 차의 색깔을 크게 바꾸면 부담이 되니 저처럼 포인트를 주면서 시도를 해 보면 또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자신감을 얻으면 더 크게 바꾸면 되니까"라며 행복 노하우를 전했다.
작업을 마친 소지섭은 종종 놀러오는 개와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는 간단한 저녁을 요리했다. 토마토와 달걀을 볶아서 수프처럼 해먹었다. 숟가락으로 후루룩 떠먹는 볶음요리였지만 소지섭은 "그래도 따뜻해서 좋다"며 만족했다.
그런 그의 눈 앞에 소떼가 다시 등장했다. 앞서 소지섭은 소떼한테 접근했다가 소들이 도망가 슬퍼했던 아픔(?)이 있었다. 이번에는 카메라를 들고 조심스럽게 다가가 소들을 조용히 지켜봤다. 소들이 놀라지 않도록 조심히 움직였다.
약간 멀찍이 떨어져 앉은 소지섭에게 소들이 다가왔다. 평화롭게 풀을 뜯어먹는 소를 보며 소지섭은 "소가 풀 뜯는 소리를 처음 듣는다. 처음 들으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새로웠다. 혀로 감싸서 풀을 뜯는 소리가 빠득빠득하더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그는 "많은 양을 먹는 것 같다. 그런데 급하게 다가가지만 않으면 도망가지 않더라. 자주 볼 것 같다"며 "소야, 우리 집 앞에 괜찮은 풀들이 있으니까 가끔 와서 먹어. 내가 나타나면 놀라지 말고 잘 지내보자"라고 영상편지를 남겼다.
박신혜는 페인트 작업 후 낮잠을 3시간이나 잤다. 서울에서는 잠을 제대로 못 자는데 숲속 집에서는 잠이 잘 온다며 개운해했다. 그리고는 저녁 산책을 나갔고 숲속에 있는 토끼풀과 하늘에 뜬 초승달을 보며 감성에 젖었다.
그는 "아빠랑 낚시 가서 보는 달이 제일 좋다.특정한 어느 때 반복적으로 기억나는 게 있다. 이 맘 때엔 할아버지가 아카시아 꿀 따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닐 때다. 돌아가신 지 3년됐는데 생전에 양봉을 하셨다. 이 맘 때가 제일 바쁘시다"고 추억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 양봉장에 일손을 도우러 자주 갔다. 가서 할아버지 뵙고 할머니랑 수다 떨다가 밤 되면 고스톱도 쳤다. 가끔 그립다 그 때가. 이젠 그럴 수가 없으니까"라며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를 떠올렸다.
점심에 카레를 먹은 박신혜는 단호박을 쪄서 닭가슴살, 브로콜리랑 건강한 저녁상을 차렸다. 맛있게 먹던 그는 난데없이 크게 들리는 개구리 울음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지난 촬영 때엔 없던 개구리라 반갑지만 무섭다며 놀란 토끼눈이 됐다.
저녁 무렵 소지섭은 집 앞까지 찾아온 소떼를 보고 놀랐다. "풀은 마음대로 뽑고 똥은 적당히 싸"라고 여유를 부렸지만 소떼는 점점 소지섭에게 다가왔고 아예 그를 둘러쌌다. 그는 "조금 멀리서 친해지고 싶은데 애들이 훅 들어와서 살짝 무섭긴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새로운 미션이 두 사람에게 도착했다. "내일 아침부터 정오까지 아주 사소한 것들까지 정해진 계획표를 미리 짜봐라. 결정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10분 플래너에 세세한 일정을 계획하고 그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10분 플래너 실험이었다.
박신혜는 기상해서 침실에서 뒹굴며 잠 깨기를 시작으로 빼곡히 플래너를 완성했다. 그는 "습관처럼 내가 해왔던 것들은 잘 썼는데 중간 중간 남는 시간에 뭘 해야 하나 싶더라. 하지만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겠더라. 의미 있는 미션이다"고 흐뭇해했다.
소지섭도 이불 정리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일정을 짰다. 고심 끝에 10분 플래너를 완성한 그는 "이거를 했을 때 얼마나 걸릴까 시간을 계산하는 게 어려웠다"며 산책, 멍때리기, 낮잠 등을 적었다.
다음 날 아침, 소지섭은 자신이 적은 플래너대로 하루를 시작했다. 하지만 박신혜는 10분 늦게 기상해 첫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 소지섭은 정확히 시간을 체크해 행동했고 박신혜도 부랴부랴 계획을 맞춰갔다. 둘은 소소한 집안일을 10분 계획에 맞춰 열심히 해냈다.
소지섭은 아침으로 떡국을 만들어 먹었다. 박신혜는 사과 요거트를 평소대로 먹은 뒤 휴대전화로 남북정상회담 뉴스를 체크했다. 하지만 박신혜는 집 앞에 온 봉이 때문에 계획이 틀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조차도 그에게는 힐링이었다.
박신혜는 계획에 없던 봉이의 간식을 만들었고 "계획대로 지키지 않는다고 큰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니니까 괜찮았다"며 미소 지었다. 계획표가 밀려서 급히 쑥을 캐러 갔는데 이 역시 30분을 초과하고 말았다. 그는 계획대로 안 돼도 즐거웠다며 여전히 해맑았다.
그 시각 소지섭은 계획표 대로 비가 와도 산책을 하고 장작을 패며 알차게 시간을 채웠다. 계획표 모범생으로 책 읽고 멍도 때렸고 기쁘게 낮잠을 자러 갔다. 박신혜는 쑥 캐느라 못했던 스티커 컬러링북으로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숲속의 작은 집' 캡처